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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지역간 인구이동과 세대간 경제력 대물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대 간 소득백분위 기울기(RRS)는 0.25로 추정됐다. 부모의 소득 순위가 100명 가운데 10계단 오를 때 자녀의 소득 순위도 평균 2.5계단 함께 오르는 구조라는 의미다. 특히 1970년대생 자녀의 소득 RRS가 0.11이었던 데 비해 1980년대생은 0.32까지 높아져, 최근 세대로 갈수록 부모 소득이 자녀 소득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을 기준으로 한 자산 RRS는 0.38로 소득(0.25)보다 높았고, 1970년대생 0.28에서 1980년대생 0.42로 상승해 자산 대물림이 소득보다 더 강하게 고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어디에서 태어났느냐도 경제력 대물림의 핵심축으로 지목됐다. 비수도권 소득 하위 50%인 가정에서 태어나 고향을 떠나지 않은 자녀는 10명 중 8명이 여전히 소득 하위 절반에 머물렀다. 이 비율은 과거(1971~1985년생) 50% 후반이었으나 최근(1986~1990년생)에 80%를 넘어섰다.
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력 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을 모두 합한 1인당 본원소득 격차는 2005년 연 320만원(2020년 가격 기준)에서 2023년 550만원으로 1.7배 확대됐다. 자산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가구 전체 자산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택의 경우 2005~2025년 사이 서울 아파트 실질 매매가격은 19.6%, 수도권은 15.4% 올랐지만 비수도권은 3% 하락해 격차가 벌어졌다.
지역 이동, 특히 수도권으로 이주를 통해 경제력 향상 등을 꾀할 수 있지만 비수도권, 저소득층 자녀들에게는 높은 집값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비수도권 부모 자산 하위 25% 자녀의 수도권 이주 확률은 상위 25% 자녀에 비해 43%포인트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수도권 이주를 통한 계층 상승의 기회가 정작 저자산층보다는 고자산층 자녀에게 집중되는 ‘기회 불균등’ 구조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절반은 태어난 시·도에서 계속 거주하고, 70%는 출생한 광역권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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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개인 차원의 합리적 선택이 국가 전체로는 구조적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비수도권 출생 자녀는 계층 상향을 위해 수도권으로의 이주를, 수도권 출생 자녀는 계층 유지·상승을 위해 수도권 내 잔류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결과 △청년층 인구의 수도권 쏠림 △비수도권 성장 잠재력 저하 △지역 간 양극화 △사회통합 저해 △초저출산 등 부작용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정민수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출생 및 거주지역과 맞물려 경제력 대물림이 심화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용이 될 재목이 강으로’ 가는 것을 돕는 이동성 강화와 더불어 보다 근본적으로는 지방을 ‘작은 개천에서 큰 강으로 탈바꿈’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교육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정 팀장은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의 서울 상위권 대학 진학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동시에 비수도권 거점대학에 대한 선택과 집중 투자를 통해 일부 대학이 특정 분야에서라도 서울 상위권 대학에 준하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지역 내 인재 유출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 근본적으로는 비수도권의 산업기반과 일자리를 강화하는 거점도시 중심의 균형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 감소와 재정 제약을 고려할 때 모든 지역을 균등하게 지원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 보고서는 한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로,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세대 간 소득·자산 이동성을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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