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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제약사 암젠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아일랜드계 제약사 엘러간과 손을 잡고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칸진티’를 미국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칸진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던 암젠은 로슈가 지난 10일 바이오시밀러 시판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진입을 봉쇄 당하는듯했다. 하지만 미국 법원에서 지난 18일 가처분 기각을 이끌어내 시장 문을 열어젖혔다. 로슈는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미국에서 3조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열린 셈이다.
암젠 변수의 불똥은 셀트리온과 삼성에피스로 튀었다. 두 기업은 각각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와 ‘온트루잔트’의 미국 시장 진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양사는 각각 지난해 말과 지난달 로슈측과 특허 합의를 이루고 출시 시점을 조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특허 합의 없이 소송전을 불사하며 암젠이 치고 나가자 복병에 직면한 셈이다. 암젠은 칸진티 가격도 허셉틴 가격보다 13% 낮게 잡았다. 암젠 선택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백신·유전자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을 만드는 바이오시밀러사는 법률 위험을 감안해 오리지널 약품 제약사와 특허 합의를 본 뒤 복제약을 내놓는다.
셀트리온은 일단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판매와 유통·마케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중이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암젠의 시장 선점효과를 우선 가늠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지리널 제약사와 소송을 하면 먼저 시판에 나서도 금세 판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출시 시점 차이가 크지 않으면 선도자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허셉틴의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보면 지난해 2분기에 추격자로 진입한 셀트리온의 허쥬마는 지난해 4분기 10%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삼성에피스 관계자는 “로슈측과 합의한 시점이 얼마되지 않았다”며 “기존 합의대로 시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