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인트팩트시트 공개…핵잠 승인 등 공식화(종합)

김유성 기자I 2025.11.14 13:58:00

李대통령 "핵잠 관련 미국 정부 지지 확보에 성공"
한국산 자동차·부품 원자재 등 세율 15%로 조정
반도체 관련해 "대만보다 불리지 않게" 명시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29일 경주 APEC 현장에서 타결됐던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가 14일 공개됐다. 양국은 한반도·인도태평양 지역 안정과 번영을 위한 동맹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경제·무역·기술·안보를 포괄하는 전략적 협력 체계를 공식화했다.

특히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미국이 지지를 표명한 점이 핵심으로 꼽힌다. 한국 정부가 수십 년간 추진해온 전략 자산 확보에 구조적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14일 발표된 조인트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을 승인했다. 또한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하여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단순한 정치적 지지를 넘어, 실무 단계 협력까지 제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원자력 분야 전반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팩트시트는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한미 원자력 협력 체제에서 가장 엄격했던 제한이 일부 완화되는 신호로, 한국의 원자력 사이클 자율성이 일정 수준 확대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합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발표 지연 배경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일정한 조정 과정이 필요했다”며 “국익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버티는 것이 유일한 무기였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전통적 전략 자산뿐 아니라 조선·방산·반도체·AI 등 첨단 산업 협력으로도 이어졌다. 미국은 한국의 1500억달러 규모 조선 분야 투자를 승인하고, 2000억달러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 계획도 확인했다. 한국 기업이 트럼프 행정부 임기 중 1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한 점도 양국 정상은 함께 환영했다.

관세 조정 역시 이번 팩트시트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부품 및 일부 원자재에 대해 세율을 15% 수준으로 조정했다. 반도체 관세 적용과 관련해서도 “한국이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보장한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제네릭 의약품, 일부 천연자원, 특정 항공기 부품 등에 대한 관세 철폐 방침도 포함됐다. 한국 정부는 이를 통해 장기 교역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환시장 안정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국은 협정 이행이 시장 변동성을 자극하지 않도록 상호 조정하기로 하고 “한국이 어느 특정 연도에도 연간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조달을 요구받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필요할 경우 조달 시점과 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 ‘시장 안정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의 주한미군 지속 주둔과 확장억제 제공 의지가 재확인됐다. 한국은 국방비 지출을 GDP의 3.5%까지 증액한다는 계획을 공유했고, 미국산 군사 장비 250억달러 구매 및 주한미군 지원 330억달러 제공 계획도 팩트시트에 반영됐다. 전작권 전환과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양국 간 협력도 이어질 예정이다.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자동차 안전기준, 농산물 규제 협력, 디지털 서비스·지식재산권·노동·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구체적 조치가 제시됐다. 양국은 이를 연내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공식 채택하기로 했다. 미국산 농산물·식품 수입 규제 완화, 미국 전자·디지털 기업에 대한 비차별 적용 원칙, WTO 전자전송물 관세 모라토리엄 영구화 지지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조선·원전 같은 전통 산업부터 인공지능·반도체 등 미래 산업까지 양국 협력이 차원이 다른 파트너십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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