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에 희생자 지인 연락처 제공된다

김아름 기자I 2025.01.09 19:18:01

유가족대표단 정부에 희생자 지인 정보 공개 요구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접촉되지 않는 선에서 제공
희생자의 파손된 휴대전화 무상 수리·이용료 면제도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삼성전자, 애플, 카카오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유가족에게 희생자 지인 연락처를 제공키로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애플, 카카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에 따라 유가족이 희망하면 희생자 휴대전화 또는 카카오톡에 저장된 지인 연락처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3일 유가족대표단은 희생자의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등록된 지인 정보 등을 유족에게 공개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고인 지인에게 부고 소식을 알리는 등 장례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카카오 등 관련 기업과 지원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개인정보 보호 원칙에 따라 회원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원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와 같은 계정 정보를 일신전속적(법률에서 특정한 자에게만 귀속하며 타인에게는 양도되지 않는 속성) 정보로 보아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6일 오전 광주 한 초등학교에서 유가족이 희생자 A군이 지내던 교실을 방문해 영결식을 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희생자 지인 연락처가 필요하다는 유가족 요구가 커지자 전화번호만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희생자 휴대전화가 분실·소실된 점을 고려한 결과로 과기정통부, 개인정보위와 법령 해석 검토를 거친 결과 전화번호만 제공하는 데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용자 설정에 따라서 휴대전화에 연락처 등이 클라우드에 백업된다. 카카오톡에도 친구 정보를 저장할 때 전화번호 데이터가 서버에 남는다.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유가족에게 희생자 지인 전화번호만 제공키로 했고 전화번호 소유자 이름 등 기타 개인정보는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애플은 자사 디지털 유산 정책에 따라 한국 정부와 협의해 유가족에게 희생자 지인 전화번호를 제공키로 했다. 기존에는 계정 소유주가 생전에 자신의 데이터에 접근할 관리자 최대 5명에게 접근 키를 부여하게 돼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구글에도 클라우드에 백업된 연락처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정부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희생자의 파손된 휴대전화를 현장에서 무상으로 수리해 주거나 희생자 가구 인터넷 이용료를 면제해 준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부터 무안공항 현장에 휴대전화 수리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이동식 서비스센터를 마련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지난 3일부터 희생자의 이동통신 요금이 과금되지 않도록 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과기정통부와 통신사 간 협의를 통해 희생자 이동전화 요금, 해지 위약금 등을 면제하고 희생자 가구의 인터넷, 인터넷TV(IPTV) 이용료도 2달간 면제한다. 통신3사는 참사 당일부터 무안공항과 현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이동기지국 차량과 전문인력을 배치했으며 무료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충전소 등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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