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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BYD의 역외 보조금에 대한 예비 조사 일환으로 헝가리 공장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BYD가 헝가리 남부에 건설하는 공장으로 투자액이 4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공장은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인 노동자가 건설에 투입된 데다 공장 운영 역시 주요 부품을 수입해 조립만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제 효과는 크지 않다고 EU 측은 보고 있다.
이 공장이 타깃이 된 또다른 이유로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 밀착을 시도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르반 총리는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토대로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으로 유입되는 중국의 전체 투자액 중 4분의 1을 자국에 유치했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헝가리를 방문했을 때에는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EU와 멀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친(親)러시아 행보를 이어온 오르반 총리는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대(對)러시아 제재에 반대해 왔다.
이번 조사에서 BYD가 불공정한 보조금 지원을 통해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되면, EU 집행위는 BYD에 자산 일부 매각, 생산량 축소, 보조금 반환, 벌금 부과 등을 명령할 수 있다. FT는 “EU와 중국 간 무역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EU는 2023년 역외 보조금에 대한 규정을 도입했다. 외국 기업이 EU 회원국이 아닌 정부로부터 보조금, 무이자·저금리 대출, 세제 혜택, 국가지원 연구·개발(R&D), 정부 계약 등 어떤 형태로든 직·간접적인 혜택을 받으면 역외 보조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주로 중국 기업으로, EU는 지난해에도 BYD 등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는지 조사한 뒤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