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US를 통한 온실가스(탄소) 감축을 추진 중인 학계와 산업계가 ‘2035 NDC’ 논의 과정에서 CCUS를 사실상 배제한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당장은 투입비용 대비 탄소 감축 효과가 낮지만, 2050년 탄소중립 목표라는 궁극적인 목표에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CCUS 산업 기반 마련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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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지난 지난 1일 ‘현실적 탄소중립 해법, 국가 NDC 달성을 위한 CCS 전략 토론회’를 열어 CCU와 CCS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가 2035 NDC 논의 과정에서 CCUS는 사실상 배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자 나선 것이다.
정부가 이달 2035 NDC를 확정하기 위해 다섯 차례의 대국민 논의가 있었지만 CCUS와 관련해선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는 원론 수준으로만 거론되고 있다. 그나마 CCS에 필요한 탐사나 연구개발 예산 사업은 정체돼 있거나 일부 폐지됐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탄소감축 정책 속 CCUS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CCS는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이고 유망 저장소 탐사시추부터 포집, 운송, 저장까지 10년씩 걸리는 만큼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이렇다 보니 탄소 저장소 탐사 같은 중장기 프로젝트는 물론 동해 폐가스전을 활용해 연 120만t의 배출 탄소를 저장한다는 한국석유공사의 실증 사업도 지지부진해 계획된 2027년 시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기존 목표와 배치된다. 정부는 지난 2021년 ‘2030 NDC’를 수립하면서 CCUS를 통한 탄소 감축 목표를 2030년 기준 1120만톤(t, CCU 640만t·CCS 480만t)으로 잡았다. 2018년 7억 2760만t이던 연간 탄소 배출량을 2030년 4억 3660만t으로 40% 줄이는 과정에서 약 3.8%의 역할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선 100만여t 규모의 실증사업조차 제때 이뤄질 지 미지수다.
‘CCUS 패싱’의 배경에는 CCUS가 탄소 다배출 산업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 이른바 ‘그린 워싱(Green Washing)’ 우려가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가 탄소 배출 자체를 줄여야지, 이미 배출된 탄소를 포집해 저장·활용하는 건 현실성이 없을 뿐 아니라 이들이 계속 탄소 배출 산업을 유지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정부 연구기관 관계자는 “석유·가스 개발을 위한 탐사시추와 CCS를 위한 탐사시추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론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탐사시추에 대한 (환경 관점에서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다른 표현을 쓰는 방법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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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 2월 시행된 CCUS법에 따라 관련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산업 진흥 기반 내용을 담은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지만, 현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정책 추진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팽배하다.
정부 관계자는 “CCUS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정부 내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 내 재원 배분 경쟁에서도 힘이 부치기에 업계 주장대로 예산을 편성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CCS 산업 급성장…우리도 서둘러야”
그러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란 목표를 위해선 CCUS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와 업계의 호소다. 철강이나 시멘트, 석유화학처럼 현재 우리의 삶에 필수적이지만, 그 특성상 탄소 감축이 어려운 산업 분야에서 CCUS는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고, 장기적 잠재력도 크다는 게 그 근거다.
정부와 업계는 우리가 6억여t에 이르는 탄소 배출을 감축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CCUS가 약 5510만~8460만t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실증 단계인 현 시점에선 2030년의 감축 목표 1120만t 달성도 쉽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론 전체 감축목표의 10% 이상을 담당하리란 것이다. 2021년 정부합동조사단에 따르면 국내 CCS 저장소 유망구조는 약 7억 3000만t, 동해 폐가스전만 해도 1400만t으로 추정된다.
이호섭 한국CCUS추진단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원전은 건설에 15년 이상이 걸린다며 바로 할 수 있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했는데 CCS는 당장 3~4년 내 100만~200만t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현재 어려움을 겪는 철강·석화산업이 중단 없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전 세계가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CCS 분야에서의 신산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 E&S, 삼성엔지니어링 등 많은 기업이 해외 폐가스전을 중심으로 CCS 사업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부 간 탄소감축실적 이전 논의를 비롯한 관련 정책의 부재 속 실제 사업 추진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론 이미 폐가스전 등을 CCS 저장소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우리가 뒤처지지란 우려가 뒤따른다.
대통령직속 2050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지낸 신영재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미국, 유럽, 호주 등은 정부 지원 아래 CCS 시장이 급성장하는 중”이라며 “당장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R&D 투자를 머뭇거린다면 앞으로 기술 해외 의존도가 높아져 더 큰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정부 투자를 확대해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