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별법’ 절충안 꺼낸 국민의힘, 민주당 전향적 검토하나 ‘촉각’

박민 기자I 2025.02.25 17:01:34

이주 국정협의회 실무협의서 논의될 듯
與 “반도체법 원안 고수하지 않겠다”
‘52시간 예외’ 대신 ‘특별근로연장제’ 접목
野에 “반도체 특별법 절충안 수용” 제안

[이데일리 박민 황병서 기자] 반도체 특별법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에 대한 여야 입장차가 첨예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절충안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협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절충안은 기존처럼 주 52시간 근로 예외에 못을 박는 게 아니라 현행 근로기준법상 보장하고 있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유연화해 접목하는 방식이다.

그간 주 52시간 특례를 포함하는 특별법 원안만 고집해왔던 여당은 이번 절충안을 통해 한발 물러선 셈이다. 주 52시간 예외 적용 시 총 노동시간 증가 문제와 함께 타 사업군으로의 확산을 우려해 반대하던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번 절충안에 대해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국정협의회 실무협의 일정 조율 중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주 내에 국정협의회(여야정협의체) 비공개 실무협의회를 진행하도록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양당 실무진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비롯해 추가경정예산(추경), 반도체 특별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중 반도체 특별법은 여야 이견이 커 법안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민생법안이다. 이 특별법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시설 투자에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 모두 보조금 지원에는 합의를 이뤘지만, 세부 내용 가운데 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과 관련해 여야 입장차가 팽팽한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연금개혁 논의와 함께 반도체 특별법 절충안을 꺼내놓고 민주당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할 계획이다. 절충안은 주 52시간 예외 적용 대신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유연화해 반도체법에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최장 180일이 가능한 특별연장근로 기간을 늘리고, 사전 허가 등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전날 “그동안 주 52시간 예외 적용 원안을 우리가 고집해왔지만, 근로기준법상의 절충안도 있다”며 “근로기준법의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반도체법에 접목해 운영할 수 있다면 원안이 아니라 절충안도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양대 노총의 반대 때문에 (주 52시간 근로 예외를)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어서 대화를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만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전 당대표였던 박지원 의원도 반도체특별법에 대해 민주당이 보다 열린 자세로 임해야 된다고 말했던 것을 감안해서라도 민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 여부를 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도 통상 위기와 민생문제를 극복을 위해 여야 간 대승적 협의를 촉구하며 반도체 특별법의 신속한 여야 합의를 요청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도 분명하다. 여야 국회의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 반도체 특별법 ‘신중론’ 고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번 반도체 특별법 절충안에 대해서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앞서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는 반도체 특별법 주 52시간 근무 예외 적용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노동계의 반발로 다시 입장을 선회한 이후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민주당 입장은 명확하다”며 “반도체 산업만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인정하면 인공지능(AI)과 게임 업계에서 가만히 있겠느냐.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여당에서 이건 못한다고 하고 있다”며 “그게 어렵다면 주 52시간제는 나중에 논의하고, 시급한 반도체 보조금이나 클러스터 지원 정책을 먼저 처리하자고 해도 (여당에서) 일괄 처리만 고집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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