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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를 앞둔 작곡가 존이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뇌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틱틱붐’은 1990년 1인극으로 출발한 작품이다. 이후 2001년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 마이클과 댄서 연인 수잔을 추가한 3인극으로 변모해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2001년 3인극으로 첫 공연이 열렸고, 이후 2010년까지 총 5번의 공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14년 만에 다시 펼쳐지는 이번 시즌은 처음으로 8인극으로 꾸며진다. 존, 수잔, 마이클과 5명의 앙상블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지영 연출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최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앙상블을 추가해 확장한 버전으로 ‘틱틱붐’ 공연이 이뤄진 것을 참고해 8인극 형태로 공연을 준비했다”면서 “앙상블 배우들이 합류한 덕분에 드라마적 구성이 다이내믹해지고 각 장면의 색깔이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틱틱붐’은 그간 주로 중소극장에서 공연했다. 이번에는 900~1000석 규모 대극장인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관객과 교감한다. 이지영 연출은 “정글짐 형태 회전 무대와 LED 스크린을 활용한 대극장에 걸맞은 입체적인 연출로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히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지영 연출은 “영화 ‘데드풀’ 번역을 담당했던 황석희 번역가의 재치있는 언어로 대본을 다듬어 옛날 대본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고, 따듯한 감성이 느껴지도록 음악을 편곡하는 과정도 거쳤다”면서 “그러면서도 불안감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존의 이야기라는 작품의 특성은 놓치고 가지 않으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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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존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110분 러닝타임 동안 퇴장 없이 복잡한 심리를 표현하며 11곡의 넘버를 소화해야 한다. 이번 시즌에서는 배두훈, 장지후, 이해준이 존을 번갈아 연기한다.
이해준은 “무대에서 한 인물을 연기하며 110분을 꽉 채우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조나단 라슨이 하늘에서 이번 공연을 행복하게 지켜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장지후는 “타 작품들과 다른 특별한 폼을 가지고 있는 공연이라는 점이 ‘틱틱붐’의 매력 포인트”라고 짚었다. 배두훈은 “존이 겪는 희로애락이 남의 일처럼만 느껴지진 않을 것”이라며 작품이 지닌 공감력을 강조했다.
방민아와 김수하는 수잔 역으로, 김대웅과 양희준은 마이클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1인 다역을 소화하며 공연에 다채로움을 더할 예정이다. 그룹 걸스데이 출신인 방민아는 “상상만으로도 짜릿했던 1인 다역을 경험할 수 있어 기쁘다”며 “모든 등장인물에게 숨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김수하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지난 16일 개막한 ‘틱틱붐’은 내년 2월 2일까지 공연한다. 앙상블 배우로는 홍동하, 서정, 백중훈, 권수정, 권릴리 등이 함께한다. 이지영 연출은 “노력과 인내를 통해 꿈을 이루는 내용만 전달하는 작품은 아니다. 위로와 공감을 주는 지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