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다"...수갑 들어보인 이진숙, 김현지 '메시지' 떠올려

박지혜 기자I 2025.10.02 18:49:1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체포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직권남용”이라고 반발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필귀정”이란 반응을 보였다.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물가를 잡으라고 했더니 물가는 안 잡고 이미 법을 만들어서 내쫓아낸 이 전 위원장을 잡겠다고 이런 짓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은 경찰에 불출석 사유를 알렸고, 서면으로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분명히 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위원장이 출석해서 조사받기로 돼 있던 9월 26일 민주당은 방통위를 없애려는 법을 상정했고,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이었다”며 “방통위원장의 본회의장 출석은 법에 나와 있다. 출석할 수 없는 사유가 명백했다”며 “어떤 경우라도 경찰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며,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SNS를 통해 “추석 밥상에 ‘이진숙 체포’라는 소재를 올려 여론을 왜곡하려는 전형적인 정치 수사이자,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경찰의 아첨 수사”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SNS에 이 전 위원장 체포를 언급하며 “도대체 누가 시킨 것인가? 경찰이 자체 판단했을까?”라며 “민주당 세력이 고발하고 수사권력이 정치 수사해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는 삼박자가 완성됐다”고 분노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SNS에 “이진숙 체포. 이재명 정권의 폭주이자 권력의 망나니 칼춤”이라고 맹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전 위원장 체포에 대해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여러 유튜브에 출연해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등의 망언을 일삼은 데 따른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부 대변인은 “수사당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최민희 의원은 “만시지탄” 이라며 “이제라도 자연인 이진숙 씨의 범죄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기를 바란다”고 SNS에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윤석열 보석 기각, 권성동 구속기소, 이진숙 체포. 더디지만 바로잡혀가고 있다”며 “누군가 뒤틀어버린 정의를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께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자택 인근에서 체포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됐다.

경찰서에 들어서기에 앞서 이 전 위원장은 취재진에 “전쟁이다. 이 말을 한 여성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2022년 9월 1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현지 보좌관이 보내온 “의원님 (검찰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보다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김 보좌관은 현재 대통령실 부속실장으로, 최근 여야는 김 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출석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이 전 위원장은 “이재명이 시켰나, 정청래가 시켰나, 아니면 개딸(이 대통령 강성 지지층)들이 시켰나?”라며 “방송통신위원회라는 기관 하나 없애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저 이진숙한테 이렇게 수갑을 채우는 건가?”라고 항의했다.

5분간 격앙된 어조로 발언을 이어가던 이 전 위원장은 검은 천으로 가려진 수갑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이 전 위원장이 3번 이상 출석 요구에 불응한 점을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남구 대치동 이 전 위원장 자택 인근에서 영장을 집행했다.

이 전 위원장은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지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새로 출범하면서 자동 면직 처리됐다.

이 전 위원장 체포에 대해 대통령실은 “소환 불응 체포 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안다”며 “공식적으로 3회 이상이면 이런 부분에서 체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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