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에 의료기기 사업으로 ‘꿩먹고 알먹는’ 제약사들

류성 기자I 2020.04.07 17:36:17

기존 제약 유통망에 의료기기 추가해 시너지 극대화
사업다각화,미래성장동력 확보위해 의료기기 눈독
녹십자, 중외제약, 동아에스티, 한독등이 대표적
의료기기 수입판매중심에서 자체개발로 방향전환

[이데일리 류성 기자] 본업인 의약품에 더해 의료기기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제약사들이 주목을 받고있다.

기존 의약품 영업·유통망을 활용할수 있을뿐 아니라 의료기기와 의약품은 서로 밀접한 제품이어서 사업 시너지가 상당하다는 것이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든 제약사들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7조원으로 세계 시장(500조원)의 1.4%에 불과해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제약사로는 GC녹십자, 동아에스티(170900), JW중외제약(001060), 한독(002390)등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JW중외제약은 계열사인 JW메디칼과 JW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의료기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진단시약과 진단기기, 그리고 무영등, 미숙아보육기 등을 자체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JW메디칼은 디지털엑스레이, 3D유방촬영기, CT, MRI, 내시경 등을 국내에 공급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특히 진단키트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8년에는 연세대로부터 췌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다중 바이오마커 진단키트’에 관한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하고있다. 이 기술은 일본과 중국에 이어 지난 2월 미국 특허까지 획득했다. 오는 2023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함은경 JW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의약품 외에도 의료기기 사업이 필수적이다”면서 “지속적인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의료기기 사업은 대표적 성장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아예 독립법인 GC녹십자엠에스를 별도로 두고 의료기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진단시약분야를 주력으로 한다. 최근 들어서는 의료현장에서 신속하게 만성질환을 검사할수 있는 진단장비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체 개발한 당화혈색소 측정시스템 ‘그린케어 에이원씨’와 콜레스테롤 측정시스템 ‘그린케어 리피드’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특히 그린케어 에이원씨는 일본, 인도, 알제리 등 30여 국가에도 수출을 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안과검진 솔루션 기업 ‘루티헬스’와 전략적 투자 협약을 체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현장 진단장비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의료기기의 국내 수입판매에 집중하던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제품인 미세관절내시경 ‘트로이(TREU)’를 출시하면서 의료기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동아에스티는 지난 3년간 독자적 기술력을 갖춘 해성옵틱스(카메라 모듈 개발), 사이언스메딕(핸드피스 본체 개발 및 조립), 디메디(소프트 웨어 개발)등과 손을 잡고 트로이 개발을 주도했다.

함태인 동아에스티 의료기기 사업부장(상무)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이종산업, 중소기업과 다양한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의료기기를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체간 경쟁과 강화되는 의료기기 인허가 장벽, 해외의 저가 의료기기 공세에서 사업부만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아에스티 의료기기 사업은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동아에스티가 의료기기 분야에서 거둔 매출은 전년비 12.1% 성장한 392억원에 달했다.

한독도 의약품뿐 아니라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토털헬스케어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약사로 거론된다.

한독의 메디컬 디바이스 &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부는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 사업 영역의 다각화, 파트너십 강화를 바탕으로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만 의료기기 분야에서 전년비 9.4% 성장한 7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독은 자체 의료기기 브랜드인 ‘바로잰’을 내세워 개인용 및 병원용 혈당측정기를 만들고 있다. 최근 한독은 ‘바로잰’을 혈당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혈압 측정기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토털 만성질환 케어 솔루션 브랜드로 확장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한독은 의료기기 연구·개발(R&D)를 위해 독립법인인 ‘한독칼로스메디칼’을 두고 제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한독칼로스메디칼은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 ‘디넥스’ 를 개발하고 있어 관심을 받고있다.

김현익 한독 메디컬 디바이스 &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부문장(부사장)은 “앞으로도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적인 진단기기를 포함한 의료기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며 “특히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차별화된 의료기기를 지속적으로 개발, 유럽등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왼쪽부터 GC녹십자엠에스의 당화혈색소 측정시스템 ‘그린케어 에이원씨’, 동아에스티의 미세관절내시경 ‘트로이(TREU)’, 한독의 혈당측정기 ‘바로잰’, JW바이오사이언스의 보육기.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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