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NH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하고, 지주 회장 및 3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날 임추위 첫 회의에서는 후보자 선임 과정 및 일정 등을 논의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사외이사인 함유근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이순호 사외이사(한국금융연구원 은행ㆍ보험연구실장), 이종백 사외이사(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사내이사인 배부열 부사장, 비상임이사인 안용승 이사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추천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12월 20일 전후로 사실상 차기 NH금융 및 계열사 CEO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 농협금융지주 내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사람은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 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 등 4명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박학주 대표 역시 연말에 임기가 끝나지만, 완전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법인에서 별도의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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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외풍이다. NH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외풍에 민감하다. 실제 손 회장이 선임되기 전까지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전 회장 등 모두 옛 재무부 관료 출신들이 수장들이 자리를 채웠다. 새 정권이 들어선 만큼, 다시 관 출신의 농협금융 회장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전직 경제 관료들이 회장 자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BNK금융지주도 이날 임추위를 개최했다. 김지완 회장이 임기 5개월을 남기고 지난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신임 회장 선임 절차를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날 이사회는 임시 금융지주 대표이사 후보로 정성재 BNK금융지주 전무를 선정하기도 했다.
역시나 변수는 외부출신 인사다. BNK금융은 지난 2018년 최고경영자 후보자 추천 및 경영승계 규정 개정을 통해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내부 승계로 회장직을 선임키로 했지만, 최근 규정을 삭제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 후보군을 두기로 했다. ‘공정성을 키우겠다’는 취지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권 입맛에 맛는 인사를 앉히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평가를 내고 있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서 현재 사외이사 4명(유정준 이태섭 허진호 김수희)으로 구성된 임추위 멤버를 사외이사 전원(최경수 박우신 포함 6명)으로 확대한다는 안건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지며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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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손태승 회장의 중징계 결정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관치금융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행정소송 등을 자제하라’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으로, 손 회장이 행정소송을 내지 않으면 중징계로 인해 연임은 불가능하다. 사실상 ‘금감원의 손태승 회장 연임 반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조만간 회추위(회장후보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조용병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회추위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조 회장은 현재 3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사상 최대 실적은 물론 신한은행 채용 비리와 관련해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으며 법적 리스크도 털었다. 신한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보단 외풍영향을 덜 받는 곳으로 평가받지만, 정권 교체 후 첫 금융권 수장 인사라는 점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변수는 ‘외풍’일 것”이라며 “연임으로 기울던 인사에 교체 분위기가 크게 일면서 금융권 안팎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