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여파, 내년 시장 본격 반영…미국 자산 재평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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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I 2025.12.23 16:46:01

라자드 ''2026년 글로벌 시장 전망'' 보고서 발표
내년 미국 성장 둔화 우려…관세·이민 정책 영향
AI 성장 동력 유지…투자 둔화·수익성 검증 필요
유로존·일본, 성장률 개선 vs 中 디플레 압력 지속
美자산 재점검…비(非)미국 자본 재배분 검토 필요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내년에 달러화 및 미국 자산의 가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관세 및 이민 정책 강화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영향이 내년 미국 성장률에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인데다, 인공지능(AI) 섹터가 조정 국면에 진입할 우려도 있어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올해 미국의 정책 결정이 다가오는 내년 경제 흐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2026년 글로벌 시장 전망’ 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로널드 템플 라자드 시장 전략 수석이 작성했다. 템플 수석은 “내년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 국면이 예상되는 해”라며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은 둔화되는 반면 유로존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무역 갈등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올해 시행된 정책의 영향은 내년에 보다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개인 소득세 감세를 영구화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을 시행함에 따라 향후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가 약 3조5000억달러에서 4조달러 가량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재원 확보를 위해 미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지난 2024년 말 2.7%에서 올해 11월 기준 약 16.8%로 급등했다. 이로써 지난 1935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 추이 (자료=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 ‘2026년 글로벌 시장 전망’ 보고서)
다만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의 합법성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단이 예정돼 있다. 이에 관세 정책의 지속성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관세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내년 상반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5%를 웃돌 가능성도 제기됐다. 무관세 재고 소진 이후 기업의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료 상승률 둔화가 일부 물가 압력을 상쇄할 수 있지만, 관세 수입이 유지돼도 미국 재정적자는 중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6%를 웃도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미국의 이민 정책 강화 역시 내년 노동시장과 GDP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5~11월 미국의 월평균 고용 증가 폭은 1만7000명에 그쳤고 실업률은 4.2%에서 4.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국 출생 노동자 수는 50만명 이상 감소했다. 보고서는 내년 이후 추방 조치가 확대될 경우 노동시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고용 증가 기준선이 월 5만명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해서는 내년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을 표했다. 보고서는 올해 미국 GDP 성장의 약 3분의 2가 AI 및 관련 인프라 투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같은 속도의 투자가 내년에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AI의 장기적 성장 기여 가능성은 유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에 대한 검증 과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판단 역시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성과 정치 환경 변화도 내년 시장의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연준 이사진 교체와 차기 의장 지명 과정이 통화정책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시장 신뢰를 시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달러와 금 가격에 먼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의 권력 구도가 바뀔 경우, 향후 2년간 입법 동력은 약화되고 정책 결정은 무역과 대외 정책 중심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미국 외 지역의 경제 흐름도 함께 점검했다. 유로존은 통화·재정 정책 효과와 무역 환경 안정으로 점진적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내년 인플레이션이 유럽 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를 하회하며 추가 금리 인하 여지도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독일을 중심으로 국방 및 인프라 지출 확대가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프랑스 및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과 제한된 재정 여력이 주요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경제 정상화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겠지만, 일본은행(BOJ)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정책 여건은 제약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자료=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 ‘2026년 글로벌 시장 전망’ 보고서)
중국은 물가 상승률 0~1% 수준에 머물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부진과 재정 부양 기대 약화로 실질 성장률이 4%를 하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템플 수석은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은 수준에 있는 만큼 내년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달러와 미국 자산에 대한 노출을 재점검해야 한다”라며 “투자자들은 이 흐름을 감지하고 비(非) 미국 자산으로 자본 재배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자드는 투자자들이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사이트(통찰력)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자드는 인수합병(M&A), 자본 시장 및 자본 솔루션, 구조조정 및 부채 관리, 지정학적 문제 등 다양한 전략적 사안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지난 1848년 설립된 후 전 세계 기관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투자은행, 자산운용 및 기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자문 및 자산 관리 회사다.

북미, 남미, 유럽, 중동, 아시아, 호주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기관, 기업, 정부, 파트너십, 패밀리 오피스,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 관리 및 투자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라자드의 자회사인 라자드자산운용은 전세계에서 주식, 채권, 대체 투자 상품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한다. 라자드자산운용은 현재 20개국에서 전체 약 2480억달러(지난 6월 말 기준 한화 약 336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며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 및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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