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에만 `마약 중독 검사` 요구한 학교…인권위 "차별"

염정인 기자I 2026.02.11 12:00:06

A도교육감 "검사 유효기간 1년…합리적 처우"
인권위 "정규직은 근무 공백 길어도 재검사 요구 없어"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기간제 교사 등 계약제 교원이 같은 학교에서 계속 일하는 경우 계약 연장 시마다 ‘마약류 중독 여부 검사 결과 통보서’(마약류 중독 검사 결과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인권위 제공)
인권위는 지난달 6일 A도교육감에게 “계약제 교원이 동일 기관에서 근무를 이어가는 경우, 최초 임용 시에만 마약류 중독 검사 결과서를 제출하도록 관련 운영 지침 등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마약류 중독 검사는 지난 2022년 교육부가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4에 제4호를 신설해 마약·대마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의 교육공무원 임용을 제한하면서 도입됐다. 2023년 4월 19일부터는 계약제 교원 채용 시에도 해당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은 A도교육청 소속 초등학교에서 지속적으로 근무 중인 전문 강사다. 해당 강사는 “정규직 교사에게는 최초 임용 시에만 마약류 중독 검사 결과서를 요구하면서 계약제 교원에게는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해당 서류를 받고 있다”며 이 같은 처우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도교육감은 “현행법상 계약제 교원은 근로계약 체결 시마다 새로운 채용 절차를 밟는 것”이라며 “재계약 때마다 마약류 중독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 검사 결과의 유효기간이 통상 1년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정규 교원은 관련 검사를 매년 받지 않지만, 마약류 관련 범죄가 적발될 경우 법적 처벌과 함께 교사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교원의 실제 업무나 위험도와 무관하게 고용 형태라는 형식적 차이만을 근거로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정규직 교원은 최초 임용 시 검사만 받으면 장기간 휴직이나 연수 등으로 근무 공백이 있더라도 추가 검사를 요구받지 않는 반면, 계약제 교원에게만 반복적인 검사를 요구하는 것은 둘의 위험성을 다르게 전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계약제 교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매년 유효한 채용 신체검사를 다시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교육공무원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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