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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 대신 가액으로…실거주 우대·초고가 공제 수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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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렬 기자I 2026.07.16 14:29:06

[부동산세제 토론회]
"종부세 과세 기준, 주택 수 대신 가액으로"
"최대 80%인 고가 1주택 세액공제 축소"
"40억 이상 초고가 주택 보유세율은 인상"
"매물 출회 유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조세, 부동산 전문가들이 현행 부동산 세제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과 조세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세 기준을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최대 80%에 달하는 고가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축소하고, 장기적으로 ‘보유세 강화·거래세 완화’ 기조로 부동산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종부세 과세기준 ‘가액’으로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재정경제부 주관으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보유세와 거래세(양도소득세) 개편 방향을 두고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보유세의 핵심 축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주요 개선 과제로 주택 수 기반의 과세 체계와 높은 세액공제 비율을 꼽았다. 동일한 자산 가치를 보유하고도 주택 수에 따라 세금 부담이 갈리는 구조가 지방 주택 소유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시가격 15억원짜리 주택 1채 소유자의 종부세는 약 90만원인 반면, 15억원을 2채로 나눠 가진 소유자는 192만원으로 세금이 2배가량 높다”며 “지방의 여러 채보다 수도권 1채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현 구조를 가액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종현 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 역시 “거주 주택과 투자 주택을 분리해 과세하되, 과세 기준은 주택 수보다 주택 가액으로 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다”고 말했다.

최대 80%에 달하는 1세대 1주택자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가 종부세 본연의 기능을 약화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심충진 건국대 교수는 “연령과 보유 기간에 따른 80% 공제로 종부세의 소득 재분배 기능이 약화했다”며 “실거주 5년 이상 시 10% 공제를 시작으로 20년 이상 거주 시 최대 40%만 공제해 연령 공제와 합쳐도 최대 한도를 6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윤상 KDI 연구위원은 “가액에 비례해 부과하는 보유세를 고령층이나 장기 보유자라고 정률(80%)로 감면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는 구조”라며 “공제 혜택 대신 납부 유예 제도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실효세율 인상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과거 종부세는 낮은 세율과 잦은 제도 변경으로 시장 교정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소유자 약 3만명을 대상으로 보유세 실효세율을 1% 이상으로 인상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다주택 매물 출회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유세 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진창하 한양대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보유세 부담(1.23%)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95%)을 상회한다”며 세제 강화와 함께 공급 확대 및 지역 균형 발전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랩장 또한 “급격한 과세 강화는 매물 감소와 월세 전가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제한적인 인상을 제안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양도세 장특공제 혜택 축소

양도세 논의에서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장기 보유에 대한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조정은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전국 주택의 97%에 해당하는 12억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가 전액 비과세되는 반면, 초고가 아파트에는 장특공제 80%가 더해져 조세 역진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5년간 보유해 40억원의 차익을 얻은 강남 아파트의 양도세 실효세율은 7% 수준인데 반해, 같은 기간 42억원을 번 근로소득자는 30%의 세금을 부담한다”며 “주택 장기 보유를 이유로 80%를 공제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역시 “10년 거주로 10억원의 양도 차익을 거둔 경우 양도세 실효세율이 1% 수준인 반면, 10억원의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은 25%에 달한다”며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양도세 혜택은 폐지하고, 실거주 혜택을 부여하더라도 기준을 근로소득세 실효세율보다 높게 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래 정상화를 위해 양도세 부담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양도세가 매도 시점을 지연시키는 ‘매물잠김’ 효과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윤상 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후 매물이 감소한 사례처럼 양도세는 가격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며 “보유세 중심으로 세제를 개편하되, 납부한 보유세만큼 양도세를 감면해 조세 저항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함영진 랩장은 “서울 지역은 지난 5월 양도세 중과 이후 매물이 8만호에서 6만호로 감소했다”며 “규제 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10~20%포인트가량 낮춰 매도 유인을 제공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수 대표 역시 “1가구 2주택자에 대해 2~3년의 기한을 두고 양도세 감면 혜택을 제공해 매물을 유도하되, 반복적인 투기를 막기 위해 해당 혜택은 평생 한 번만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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