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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석화·건설·철강·배터리 반등 조짐에도…구조적 회복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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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기자I 2026.09.15 1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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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국기업평가 크레딧 세미나
석화 구조개편 진전에도 “업황 전환 판단 이르다”
건설 ‘L자형 침체’ 지속…철강은 중국 공급과잉 부담
배터리 실적 반등도 재고 효과…“회복의 질 따져봐야”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국내 석유화학과 건설, 철강, 이차전지 등 주요 ‘트러블 섹터’에서 실적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업황의 구조적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별 구조조정과 원가 개선, 수요 회복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으나 공급과잉과 부동산 경기 부진, 보호무역 확산 등 부담 요인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2026 KR 크레딧 세미나'를 진행했다. (사진=김연서 기자)
한국기업평가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2026 KR 크레딧 세미나'를 진행했다. (사진=김연서 기자)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기업평가 ‘2026 KR 크레딧 세미나’에서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기업부문장은 국내 석유화학 업황에 대해 “이만하면 됐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대산1호와 여수1호를 중심으로 구조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 부문장은 “현재 추진 중인 감축 규모는 총 249만톤으로 정부 목표인 230만~270만톤에 근접했다”며 “다만 대산1호를 제외하면 플레이어 간 협의와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구조개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이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도 업황 전환 신호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나프타 가격 하락 시기에 원료를 싸게 확보한 뒤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발생한 래깅 효과가 실적 개선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최 부문장은 “상반기 흑자를 구조적인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구조개편은 업황 자체를 좋게 만드는 작업이라기보다 정부와 모기업, 금융기관 지원을 통해 업체가 버틸 체력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영업흑자 전환 시점은 2028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업 역시 실적 저점을 통과했지만 ‘L자형 침체’ 전망은 유지됐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단기적으로 L자형 침체 전망은 유효하다”며 “원가율 조정과 대손충당금 반영으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줄었지만 턴어라운드를 이끌 모멘텀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건설사의 원가율과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지만 비주택 사업장의 공사대금 회수 지연과 준공 후 미분양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시장에서 책임준공 등 건설사 신용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크레딧 시장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철강업에서는 미국발 관세 충격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올해 8월까지 대미 철강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고 강관 등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다만 근본적인 변수는 중국의 공급과잉이다. 중국이 내수 부진을 수출 확대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가격 상단을 제한하고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를 촉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 실장은 “과거 상공정 업체들이 두 자릿수 마진을 확보했지만 이제는 한 자릿수 중후반도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향후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따른 투자 부담을 얼마나 통제할지가 중요한 신용도 변수”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업종도 실적 저점은 통과했지만 회복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는 평가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셀과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가동률 상승에 따른 근본적인 회복보다는 재고 관련 이익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 방향 역시 과거 설비 확충 중심에서 기존 자산 활용과 시장별 수요 대응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기차(EV)용 생산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실장은 “최근 투자는 공격적인 증설보다 기존 설비의 활용도를 높이고 고정비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투자 필요성이 곧 충분한 수익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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