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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안 도출한 의료계, 정부와 대화…협상에 속도 붙을듯

안혜신 기자I 2020.09.03 17:53:34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 합의안 도출
정부·국회와 대화 예고…정부 "여당·의료계 합의 존중"
무기한 집단휴진은 지속…7일 파업도 예정대로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의료계가 단일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무기한 집단휴진 중단은 물론 정부와의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전공의 집단휴진까지 더해지며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팽팽하게 맞서던 정부와 의료계 간의 향후 논의 진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한 전공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한 전공의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의료계 단일 합의안 도출…“빠른 시일 내 정부와 협의”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앞으로 의료계는 이날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를 통해 도출한 단일 합일안으로 국회는 물론 정부와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빠른 시일 내에 합의안을 가지고 정부 및 국회와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의협 주도 3차 전국의사총파업이 예정된 오는 7일까지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의대 정원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정책 추진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대한전공의협회(대전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등 4가지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을 명문화 할 경우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14일째 무기한 집단휴진도 진행하고 있다. 전날 기준 전공의 수련기관 152개 전공의 비근무 비율은 85.4%, 전임의 비근무 비율은 29.7%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두고 논의하겠지만 대전협 측에서 원하는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내용을 명문화 하기는 어렵다고 맞섰다. 특히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미이행으로 일부 전공의와 전임의를 고발하며 양측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기도 했다.

팽팽하게 대립하던 정부와 의료계는 지난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최대집 의협 회장과 만나면서 극적으로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 정책위의장은 의료 정책에 대해 ‘완전하게 제로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의료계를 달랬다.

◇정부 “여당·의료계 합의 최대한 존중”

정부 역시 당초 지난 1일로 예정돼 있던 의대생 국가고시를 일주일 연기한 데 이어 지속적으로 국회와 의료계의 합의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시사하는 등 한 걸음 물러선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여당에서 의료계와 함께 합의하고 있는 상황을 정부는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면서 “합의가 된다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존중 속에서 이행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 단일 합일안에 `원점 재논의`가 명문화 돼 있음이 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이 역시 수용할 염두에 두고 최대한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전날에는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역시 “이미 정부는 어떠한 조건도 걸지 않고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를 하자고 수차례 제안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가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인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수백 명씩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 할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비난 여론은 의료계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의사단체 파업에 대한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 비공감한다는 답변이 55.2%를 차지하면서 공감한다고 답한 38.6%를 크게 앞섰다.

한편 정부는 이날도 의료계에 의료 현장으로 돌아와 줄 것을 촉구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진료거부가 장기화 됨에 따라서 현장에서 진료 차질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뿐 아니라 의료계 원로, 국회까지 발 벗고 나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재협의를 약속해주고 있는만큼 코로나19 대응과 환자를 위해 의료인 본연의 사명을 다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아산병원에서는 휴진에 동참했던 전공의 500여명 중 10여명이 암병동에서 근무하기 위해 투입됐다. 또 필수의료인력도 자발적으로 진료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아울러 젊은의사 비대위 측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함께 필수인력 재조정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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