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에 가스값 급등…美 LNG업계 증산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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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3.03 13:48:07

카타르 공급 차질에 유럽·아시아 가격 급등
美 업체 증산 모색…장기 공백 대체엔 한계
호르무즈 긴장 고조…아시아 부담 확대 우려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이란 분쟁 여파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가스 가격이 최대 45% 급등했다. 이에 미국 LNG 생산업체들이 추가 물량 확보와 설비 가동 확대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 속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도시의 카타르에너지 LNG 생산시설. (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의 라스라판(Ras Laffan) LNG 플랜트가 가동을 중단했다. 이 시설은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회사 측은 피해 규모와 생산 재개 시점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산 LNG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운송된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과의 충돌에 대응해 해협 봉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및 LNG 수송의 핵심 통로로, 봉쇄 시 에너지 시장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

유럽 39%·영국 45% 급등…미국은 3.5% 상승 그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44.51유로로 전 거래일 대비 39% 급등해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가스 가격도 열량 단위(therm)당 113.79펜스로 45% 올랐다.

반면 미국 가스 가격은 MMBtu(백만영국열량단위)당 2.96달러로 3.5% 상승에 그쳤다. 미국 내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가격 급등은 카타르 공급 공백 우려가 즉각 반영된 결과다. 애널리스트들은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2022년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파이프라인 가스를 중단했을 당시와 유사한 에너지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은행 MST 마르키의 사울 카보닉은 “카타르 LNG 공급을 대체할 방법은 없다”며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거나 인프라가 손상될 경우 2022년보다 더 큰 가스 시장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LNG업계, 추가 물량 확보 나서

미국 최대 LNG 생산업체 중 하나인 벤처 글로벌(Venture Global)과 셰니에 에너지(Cheniere Energy)는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설비에서 추가 생산을 모색하고 있다.

벤처 글로벌의 마이크 세이블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에서 가장 큰 추가 LNG 공급 여력을 보유한 미국이 이번 시장 혼란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은 2023년 카타르와 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라섰으며, 지난해 1억톤 이상을 해외에 선적했다. 다만 신규 플랜트들이 건설 중이지만 본격 가동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엑손모빌과 카타르에너지가 지원하는 텍사스 걸프 연안의 ‘골든 패스(Golden Pass)’ 시설이 수주 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완전 가동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에너지 중개업체 TP ICAP의 스콧 셸턴은 “선적 가능한 물량은 모두 내보내겠지만, 가격 급등을 억제할 만큼의 여유 생산능력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아서의 골든패스 LNG 시설 전경. (사진=로이터)
‘FOB’ 계약 구조…트레이더도 수혜

미국 LNG는 ‘본선인도조건(FOB)’ 계약으로 판매되는 비중이 높다. 이는 구매자가 선적 이후 목적지를 변경할 수 있는 구조다. 업계 로비단체인 ‘센터 포 LNG’는 이런 계약 방식이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화물 재배치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벤처 글로벌은 LNG 화물의 30% 이상을 현물 가격으로 판매한다. 셰니에는 10% 미만이다. 현물 비중이 높은 벤처 글로벌 주가가 지난 2일 20% 가까이 급등한 배경이다. 셰니에는 5.6% 상승했다.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알렉스 먼턴은 “미국 공급 물량을 보유한 트레이더들과 기업 트레이딩 부문은 50% 오른 가격에 화물을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LNG 수입국들도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발전·난방용 연료 상당 부분을 LNG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가격 변동이 전력·도시가스 요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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