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핵연료·원전 EPC·SMR 상용화 손잡아야…전략적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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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25.12.09 15:58:26

최종현학술원, 한미 원자력 협력 보고서 발간
“단순 기술 교류 넘어 구조적 파트너십 마련”
저농축우라늄 확보, 국가전략 최우선과제 제시
韓 원전 EPC역량 충분…“대형 원전 협력 나서야”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한미 간 원자력 분야 실질 협력을 위해 핵연료·원전 EPC(설계·조달·시공), 소형모듈원자로(SMR) 부문에서 손을 맞잡고, 전략적인 산업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단순한 기술 교류 차원이 아닌 정부 차원의 전략적인 판단 아래 구조적 파트너십을 마련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최종현학술원은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달 ‘한미 원자력 협력의 실질적인 방안’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원자력 분야 전문가들이 논의했던 주요 쟁점과 대안이 담겼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원전, SMR, 핵추진 잠수함, 우라늄 농축·재처리는 개별 기술 이슈가 아니라 한국의 중장기 국가 전략을 결정하는 과제”라며 “한국은 동맹과 비확산 체계 내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산업적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내 신고리 1·2호기 전경.(사진=한수원)
◇핵연료 공급망, 안정성·상용화 속도 ‘핵심’

보고서는 한미 원자력 협력을 전략적 산업 생태계 구축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협력의 핵심 축을 핵연료주기, 대형 원전 설계·조달·시공(EPC) 및 운영·유지보수(O&M), SMR 상용화 등 세 분야로 구분했다.

우선 고순도 저농축우라늄(HALEU) 확보를 단기·중장기 국가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규정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HALEU 생산시설에 한국 기업이 직접 참여해 기술·산업 협력을 조기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미 규제기관 간 상시 소통 채널을 구축해 규제 표준화와 승인 절차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미 공동 연구개발과 함께 생산 이전 단계에서 일정 물량 구매를 확약하는 오프테이크(Off-take) 계약을 통해 핵연료 공급망의 안정성과 상용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핵연료를 농축·제품화·트레이딩 관점에서 사업화하고, 안정적 공급망·국제 협력·규제 표준화를 기반으로 수익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제조업 진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종현학술원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 이미지.
“SMR 분야, 미 시장 진출시 게임체인저”

전문가들은 한국이 원전 강국임에도 핵연료 주기와 원천 기술 부문에서는 구조적 취약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이 EPC·운영·사업관리 역량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한 반면, 미국은 차세대 SMR 설계·지식재산권(IP)·외교력·기술 원천성에서 우위를 가져 양국 역량이 ‘비대칭적이지만 상호보완적 구조’라는 진단이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UAE 바라카 3·4호기와 새울 1·2호기 프로젝트를 보면 한국의 원전 EPC 역량은 이미 글로벌 표준을 증명했다”며 “현실적으로 한국의 농축·재처리나 핵추진잠수함보다는 실현 가능한 대형 원전 건설 협력이나 SMR 공동 전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 분야 SMR 기술력을 갖춘 한국이 미국의 시장 진입이 가능해지면 글로벌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장은 “SMR 확장을 위한 한미 협력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탈탄소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심사 절차 간소화 등 규제 협력이 선행돼야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의 핵연료 및 서비스 공급사인 센트루스와 우라늄 농축 투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및 농축우라늄 공급물량 확대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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