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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일 뿐? 발뺌 마라"…교총, '암살자(들)' 역사왜곡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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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기자I 2026.10.06 15: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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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검증 안 된 음모론에 청소년 역사인식 오염 우려"
"배재고와 동일 잣대 적용해야…영화 도입부에 허구 밝혀라"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청소년의 역사 인식 왜곡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교총은 6일 성명을 내고 “실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 확인된 사실과 검증되지 않은 의혹,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흐려 청소년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학생들에게 미칠 교육적 영향까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말로 넘길 수는 없다”며 “역사적 배경지식과 비판적 판단력을 형성해 가는 학생들이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실제 역사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사건과 관련 기록을 토대로 했다는 점을 강조할수록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무엇이 창작인지 관객이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제작진은 이러한 혼동을 줄이기 위한 설명과 안내 등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12세 이상 관람가인 해당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배후 지시 의혹을 암시한 점을 겨냥해 “2005년 조총련계에 포섭된 문세광이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죄를 반성한다고 밝히는 등 ‘문세광이 대통령을 시해하려다 영부인을 살해한 것이 명백한 역사적 사실’임에도 영화 도입부에 ‘실화를 바탕으로 하되 구체적 사건은 일부 다르게 각색됐다’는 식으로 안내했다”며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지에 대한 논점을 흐리며 현재의 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비판적 읽기 교육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도 제시했다. OECD가 2021년 발표한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만 15세 한국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중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문항’ 정답률은 25.6%로 OECD 평균(47.4%)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교총은 “이처럼 미디어가 주는 내용을 그대로 사실로 수용하는 경향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다루며 학생이 관람 가능한 영화에 대해서는 제작진 측에서도 논란이 일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영화라며 발뺌할 것이 아니라 영화 도입부 등에 허구임을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도 정보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5·18 민주화운동 폄훼 구호로 징계를 받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 사건도 거론했다. 교총은 “학생에게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요구하면서 어른들이 만든 문화콘텐츠의 교육적 영향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창작의 자유가 곧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최근 불거진 일부 학교의 단체 관람 추진 논란에 대해서는 “학교(교원)가 주관하는 단체 영화 관람은 교육활동인 만큼 학생 선호도나 관람등급만으로 적절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사전 검토,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안내, 관람 후 토론 등 교육적 준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되는 사안에 대해 교육당국은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수업자료와 교육기준을 제공하고, 부당한 민원과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배재고 학생들의 언행에 올바른 역사인식과 책임을 강조했다면, 학생들이 접하는 대중문화의 역사 표현도 같은 원칙으로 살펴야 한다”며 “특정 역사에 대한 왜곡과 희화화에는 분노하면서 또 다른 역사에 대한 왜곡에는 침묵한다면 역사교육의 원칙과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진영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가 아니라 사실을 사실대로 배우고 스스로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역사교육”이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번 영화의 교육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상에 따라 역사인식에 대한 우려와 책임의 기준을 달리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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