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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가 가격정보를 공유하고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석유제품 가격 인상 시기와 규모까지 합의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산정한 두 회사의 직접 담합 관련 거래 규모는 14조 2000억원으로,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해당 가격을 추종한 효과까지 포함하면 약 26조원 상당의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날 정유사들은 검찰의 담합 등에 관련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HD현대오일뱅크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는 국내 정유업계에 구조적 비리나 담합이 만연한 것처럼 기재됐고, 이란 전쟁 당시 정유가격이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 조사 과정이 너무 짧았고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사실관계를 밝히지 못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다만 조사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기초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해당 행위로 인해 검찰이 확보하지 못한 증거가 없는 만큼 실효적인 조사방해 행위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SK에너지도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특히 정유사가 자영주유소에 자사 제품을 전량 구매하도록 했다는 이른바 ‘전량구매계약’ 혐의에 대해 과거 공정거래위원회의 검토와 시정명령 등을 거쳐 계약이 체결·운영돼왔다는 점을 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에쓰오일은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앞서 제출한 의견서에서 밝힌 것처럼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면서 증거기록을 추가로 검토한 뒤 구체적인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GS칼텍스은 전량구매계약을 통해 주유소에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대리인은 “자영주유소 입장에서는 계약 체결 단계에서 여러 정유사를 비교·검토해 적절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며 계약 체결 이후에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다만 GS칼텍스 측은 공정위 조사방해 혐의와 관련한 기초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범죄 성립은 부인했다. 변호인은 관련 대화방과 메시지가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었다는 점과 당시 공정위 조사의 대상 등을 들어 조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인에 대한 양벌규정 적용 역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정유 4사가 자영주유소와 전량구매계약을 맺은 뒤 정유사가 결정한 가격으로 석유제품을 전량 구매하도록 해 다른 저렴한 유통경로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고 있다. 또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관계자들이 공정위 현장조사 가능성을 인지한 뒤 경쟁사 가격정보나 가격결정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해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의 증거기록 검토와 증거에 대한 의견 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다음 기일을 공판준비기일로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22일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증거에 대한 의견과 증인신문 순서 등 향후 심리계획을 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