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시민연대, 사단법인 오픈넷,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인권·언론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연대체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이하 21조넷)’는 22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미심위)에 혐오표현 심의 기준과 운영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7월 7일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됨에 따라 온라인상의 혐오표현이 불법정보로 규정되었고, 이에 대한 행정기관의 심의와 조치가 가능해졌다.
21조넷은 혐오표현으로부터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행정기관 주도의 규제가 자칫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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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조넷은 방미심위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규제 남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요구했다. 이들이 강조한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 ‘인간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과 같은 추상적인 법률 용어에 대해 국가인권위 및 국제인권기준을 반영한 구체적인 심의 매뉴얼이 필요하다.(구체적 판단 기준 마련)
특정 단어나 문구만으로 기계적인 판단을 내리는 대신 대상의 특정성, 차별·배제·폭력 선동 여부, 사회적 맥락, 표현자의 의도, 언론·학술 등 공익적 목적 여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종합적인 맥락 고려)
혐오표현 규제가 단순 조롱이나 비하로까지 확대 적용되거나, 다수 집단의 불편 해소를 위해 악용되어 사회적 약자의 표현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과잉규제 경계)
심의 과정에 인권·법률·미디어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문 심의체계를 구축하고, 주요 심의 사례와 판단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전문성 및 투명성 확보)
한준호 간사 “법 취지에 맞게 우선 운영해 봐야”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준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는 이날 당정협의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열 우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한 간사는 “통과된 법안은 우선 운영하는 것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며 “법 개정 취지에 맞게 잘 운영한 다음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도 안착과 원활한 심의 진행을 위한 인력 및 예산 보강의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이후 유튜브 등 주요 인터넷 플랫폼이 실제 콘텐츠 차단 조치에 나섰다. 최근 법원의 허위사실 인정 판결을 근거로 정치·시사 채널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의 일부 영상이 국내에서 접속 차단되는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유튜브 측은 최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현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의 명예훼손 등 법률 위반 신고를 검토한 뒤 해당 콘텐츠를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IT 업계에서는 개정법 시행으로 관련 신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플랫폼의 임의적 판단을 방지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일관된 가이드라인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라인 혐오표현 규제가 궤도에 오르면서 ‘표현의 자유 보장’과 ‘이용자 및 소수자 보호’라는 두 가치의 조화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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