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은 31일 한진그룹 분석보고서에서 지난 3월 대한항공(003490)(BBB+)과 한진칼(180640)(BBB)을 ‘부정적 검토대상’에 등록했고, 6월에도 코로나19 재확산세 지속 등으로 ‘부정적 검토대상’에 재등록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매출의 85%을 차지하는 항공운송업의 업황 악화로 그룹 실적이 저하되고 있다. 2017년까지 여객 수요 성장과 저유가 등 우호적 영업환경이 지속됐으나 미중, 한일 관계 악화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2018년부터 수요 성장세가 약화됐고, 올해는 코로나 19 확산에 여객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항공운송업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유가 등 외부변수에 민감한 글부 수익구조의 약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도 확대추세다. 2017년 대한항공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진에어의 IPO 등으로 그룹 재무구조가 일시 개선됐지만, 이후 계속된 투자지출, 수익성 저하, 운용리스의 부채 인식 등 차입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 실적 악화와 예약 환불로 인한 현금유출 등 재무안정성이 더욱 저하됐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그룹 총차입금 21조원중 6조6000억원이 1년내 만기도래할 예정으로 단기 상환 부담도 높다”며 “최근 대한항공의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정책금융기관의 긴급자금 지원으로 유동성 부담이 일부 완화됐으나 본원적 이익 창출력 저하, 신종자본증권의 부채성을 감안하면 그룹 재무부담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항공운송업에 치우친 그룹 사업구조상 향후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항공시장 회복 여부가 그룹 신용도 방향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분기 대한항공은 화물부문 호조가 여객부문 부진을 상당수준 보완하면서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타 항공사들도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수송 공급을 확대하고 있어 이런 특수가 계속되기는 어렵다”며 “각국 정부의 입국제한조치가 순차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불안심리가 계속되고 있어 단기간내 항공 여객 수요가 정상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결국 한진그룹 신용도 방어를 위해선 본원적 여객수요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신용도 하방 압력은 여전히 높고, 단기간내 항공여객 수요가 정상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유상증자, 정부지원에 일부 유동성 지원 부담이 일부 완화됐지만, 본원적 이익창출력 저하, 계열사 지급보증, 신종자본증권의 부채성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은 여전히 매우 과중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해선 “장기간 주주갈등은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경우 일관되고 명확한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고, 그룹 평판자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3자연합 한 축인 PEF 그룹 지배가 현실화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제한된 기간내에 투자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PEF 목적상 단기적 관점의 사업전개, 고배당 등 자금유출, 높은 경영권 변동리스크가 내재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한편 대규모 투자집행이 예정된 한진의 투자대응 전략에 대해선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자부담 충당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한진은 2023년까지 대전 택배 메가허브 터미널 신축, 동서울과 대전 터미널 증축, 자동화 설비 구축, IT시스템 개선 등 택배사업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5100억원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