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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때 만큼이나 논란 큰 4대강 보 해체…農心 달랠 수 있을까

박일경 기자I 2019.02.25 17:10:14

"보 해체시기 특정 어렵다"…예상밖 반발에 주춤한 정부
물관리委 상정 전 5월에 또 가물어…농업용수 확보 관건
지역주민 설득이 변수…연내 보 철거 착공 힘들 수도
실제 시행까지 절차도 복잡해

홍종호(오른쪽 두번째)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강과 영산강 수계 5개보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위원회는 세종보·죽산보는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승촌보는 상시 개방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정부가 세종보와 공주보, 죽산보 등 금강·영산강 수계 3개보 해체를 결정했다. 상시 개방으로 정리된 백제보·승촌보까지 5개보에 대해서만 우선 발표가 난 상태인데 벌써부터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4대강 내 나머지 11개보 처리 방안도 올해 안에 확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지난 22일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종합 평가가 공개된 후 사흘이 지나도록 좀체 논란이 진정되지 않자 “보 해체 공사 시기는 현 시점에서 특정하기 어렵다”고 25일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이번 제시안과 함께 추가 검토 사항과 주민·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오는 6월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당장 26~28일 보별 민·관 협의체와 다음 달부터 수계별 민·관 협의체를 잇달아 열어 지역 여론을 듣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제시안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난달부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강수량이 적어 4월 모내기철에 보 없는 농업용수 조달 대안이 관건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월 전국 강수량은 8.1㎜로 평년(19.0~28.6㎜)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1973년 관측 이래 46년 동안 1월 전국 강수량 최소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강수일수는 역대 최저치다.

1월 강수량은 30일까지 최소 1위를 유지하다가 그나마 31일 남쪽 기압골의 영향으로 남부지방과 강원 영동에 다소 많은 비 또는 눈이 내리면서 5위로 내려앉았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서울 1월 강수량은 0.0㎜로 관측을 시작한 1907년 10월 1일 이후 111년여 만에 최고로 가물었다. 기상청은 올 3~4월 평년과 비슷한 강수를 예상하나 5월에 다시 건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5월 강수량은 77.9~114.4㎜로 3월(47.3~59.8㎜), 4월(56.1~89.8㎜)보다 많은 달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등 물 확보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4대강위원회의 보 처리 제안은 지역 주민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지난 2010년 11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시절 금강유역 7개 시·군 장(長) 및 주민들 반대로 충청남도 4대강 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 활동이 무산된 전례가 있어 공주보·세종보 인근 농민들의 반발은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실제 보 철거 공사는 연내 착공이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은 올해 연구용역에 착수해 내년 중에 확정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국가물관리위에서 처리안이 확정된 뒤 그 결과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관련 법정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 △기본·실시설계 △물이용 대책 추진 등 시행까지 필요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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