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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긴 ‘여명의 눈동자’… “전화위복 됐다”

이정현 기자I 2019.03.07 17:45:05

공연 무산될 뻔했으나 무대 올려
3.1운동 100년 맞아 관객 몰이
"위기가 기회로.. 더 애착간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한장면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공연이 무산될 뻔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전열을 정비하고 관객을 만난다. 단출하지만 확실한 콘셉트로 관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여명의 눈동자’를 기획제작한 변숙희 수키컴퍼니 대표는 7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안 좋은 상황을 맞는 바람에 공연을 올리지 못할 뻔했으나 오히려 출연진과 제작진이 똘똘 뭉쳐 더 노력하게 됐다”며 “어렵게 올리는 공연인만큼 더 애착이 간다”고 공연을 시작하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여명의 눈동자’를 처음 기획할 때 북한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남과 북으로 가를 게 아니라 우리는 한 민족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여명의 눈동자’는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일제 강점기인 1943년 겨울부터 한국 전쟁 직후 겨울까지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의 세월을 겪어낸 세 남녀의 이야기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일부터 내달 14일까지 공연한다. 한때 투자 문제로 공연이 무산할 뻔 했으나 지난 1일 성공적으로 개막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STEP 1 길’이라는 부제로 배우와 관객이 함께 역사의 길을 걸어가자는 콘셉트로 연출했다. 런웨이 형태의 무대를 구현해 양옆으로 객석을 마련했다. 배우들은 무대 양쪽에 설치된 객석을 바라보는 형태로 공연을 펼친다. 대극장 공연에서는 흔하지 않은 형태다. 변 대표는 “별다른 무대장치도 없고 음향도 부족할 수 있으나 오히려 무대 전체를 볼 수 있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관객 평가가 많다”며 “공연 티켓가격에도 반영을 하였으니 무리가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여명의 눈동자’는 2012 예그린어워드 창작예술 부문 연출상과 극본상을 비롯해 ‘더뮤지컬 어워즈’ 작곡작사상, 연출상, 극본상 등 전 분야에 걸쳐 실력을 인정받은 노우성이 연출한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영화 ‘파이란’ 등에 참여한 작곡가가 힘을 보탰다.

여옥 역은 김지현과 문혜원이 맡았다. 대치 역은 박민성, 김수용, 김보현이 나선다. 하림 역에는 테이, 이경수가 출연해 시대의 아픔을 맨몸으로 버틴 인물을 연기한다.

원작인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는 44억여 원의 제작비와 총 2년 5개월에 이르는 제작기간을 들인 대작이다. 1991년 MBC에서 방송할 당시 평균 시청률 44%, 최고 시청률 58.4%에 이어 70%를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 4·3 등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에 빼놓을 수 없는 역사를 담아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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