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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수 한국기업평가 기업3실 수석연구원은 28일 열린 한기평 웹 세미나에서 ‘AI 날개 단 그룹, 에너지 사업의 무게는 여전’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SK그룹은 비우호적인 석유화학 업황과 배터리 부문의 적자 지속, 통신 부문의 보안사고 여파로 다수 사업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은 반도체 부문의 호조가 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며 그룹 전체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투자 확대에도 영업현금창출력이 커지고 비핵심자산 매각이 이뤄지면서 차입부담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말 그룹 합산 총차입금은 109조2000억원, 순차입금은 43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각각 10조8000억원, 32조8000억원 감소했다.
하 수석연구원은 “석유화학과 배터리 부문의 실적 개선은 지연되고 있지만 반도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2026년에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정유와 발전 부문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그룹과 SK㈜의 신용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금창출력 80% 반도체 집중…그룹 내 활용은 한계
다만 반도체 부문에 편중된 현금창출구조와 계열사 간 유기성 약화는 그룹 신용도 관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하 수석연구원은 “그룹 영업현금창출력의 80% 이상이 반도체 부문에 집중돼 있다”며 “낮은 지분율과 상법·공정거래법상 제약으로 반도체 부문의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그룹 전반의 재무위험 완화에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사업 연계성이 높은 계열사와 그렇지 않은 계열사 간 신용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와 연계한 AI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SK이노베이션 계열 등 반도체와의 연계성이 낮은 사업 부문은 자체적인 현금창출력 개선을 통해 재무부담을 관리해야 한다는 평가다.
"석유화학·배터리 신용도 부담 여전"
석유화학과 배터리 계열사의 신용도에는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SK지오센트릭(AA-)은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적자와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재무지표가 악화하면서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을 충족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고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부담이 완화된 점을 고려해 기존 신용등급과 부정적 전망이 유지됐다.
연간 실적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변동성은 남아 있다. 한기평은 향후 운전자본 통제와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수준, 울산 산업단지 사업재편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SK온(A+)은 계열사 합병으로 편입한 석유 트레이딩과 윤활기유·윤활유 사업이 수익구조를 보완하면서 실적 변동성이 낮아졌다.
모회사가 지난해 8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재무구조가 우수한 계열사들과 합병하면서 재무부담도 완화됐다. 포드와의 합작법인 종결 과정에서 미국 켄터키 공장 관련 차입금이 이전된 점도 차입부담을 낮췄다. 이를 토대로 한기평은 올해 6월 정기평가에서 SK온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배터리 부문의 적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윤활유 사업의 실적이 올해부터 온전히 반영되면서 전사 이익창출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터리 부문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고 추가 투자계획도 축소돼 중단기적으로 재무부담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SK이노베이션(AA0)은 2024년 SK E&S와의 합병으로 발전과 도시가스 사업을 추가하면서 수익기반과 사업안정성을 강화했다.
지난해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을 충족했지만 합병을 통해 개선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 올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신용도 하방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 수석연구원은 “화학과 이차전지 부문의 부정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실적 회복 수준과 재무부담 제어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