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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졌던 호황이 꺾이면서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핵심 시장인 중국의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고 그동안 이어진 큰 폭의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피로감까지 커졌다.
브랜드들은 디자인 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새로운 인기 제품을 만들어낼 임무를 맡겼다.
이번 시즌에는 주요 브랜드의 새 디자이너들이 잇따라 데뷔 무대를 갖는다. 케링 산하 구찌를 비롯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 디올 등 대형 브랜드의 변화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명품업체 입장에서 새로운 인기 제품의 등장은 실적 회복에 중요한 변수다. 핸드백이나 의류 등 핵심 제품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면 매장 방문과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션쇼에서 호평을 받는 것만으로 매출 반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새로운 디자인이 런웨이에 등장한 뒤 실제 매장에 깔리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신임 디자이너가 선보인 컬렉션에 소비자가 실제로 지갑을 여는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소비 환경 자체도 녹록지 않다. 명품업체들은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증하자 가격을 잇따라 올렸다. 그러나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소비 심리가 약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명품시장에서 이탈했다.
특히 중국 소비자의 회복 속도가 업계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중국은 오랫동안 글로벌 명품업계의 핵심 성장 시장이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와 경기 둔화로 소비가 약해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번 패션위크에서 단순히 화제를 모으는 디자인보다 실제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제품이 나오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브랜드별 상황도 다르다. 최근 실적이 부진했던 업체들은 새 디자이너를 통해 빠른 반전을 노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브랜드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명품업계가 디자인 수장을 대거 교체한 것도 이런 압박을 반영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는 브랜드 이미지를 단기간에 바꿀 수 있지만 기존 고객층을 잃을 위험도 있다. 새 디자인이 브랜드의 전통과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감각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이유다.
밀라노와 파리에서 쏟아질 새 컬렉션이 실제 실적에 미칠 영향은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 패션쇼에서 공개된 제품이 매장에 들어오고 판매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패션위크는 침체된 명품시장에서 주요 브랜드가 새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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