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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백면노조)는 10일 백화점·면세점 등 10개사(롯데쇼핑(023530)·신세계(004170)·신세계디에프·에이케이에스앤디·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한화갤러리아(452260)·현대백화점(069960)·현대디에프·호텔롯데·호텔신라(008770))에 교섭을 요청했다. 하지만 백화점·면세점 업계는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백면노조는 앞서 지난달 25일 10개사에 “백화점·면세점이 ‘원청 사용자’로서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니 교섭테이블로 나오라”며 노봉법 시행 첫날인 이달 10일을 교섭일로 정한 바 있다.
백면노조는 백화점·면세점에 입점한 개별 화장품업체 등에 소속돼 제품을 판매하는 근로자들로 이뤄져 있다. 근로시간, 휴일, 건강권, 업무내용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노동조건들을 백화점·면세점이 관장하고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백화점·면세점 업계가 교섭자리에 나오지 않은 건 아직까지 ‘사용자성’ 여부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백화점의 사용자 여부에 대해 각기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만큼 재판 진행 상황을 더 봐야한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 나가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24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백면노조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재심건에서 백화점·면세점이 입점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사용자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도 마찬가지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백면노조가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중노위와 달리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중노위와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현장의 혼란이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해당 행정소송건은 2심이 진행 중인데, 백화점·면세점 업계는 대법원 판결까지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 A사 관계자는 “노란봉투법까지 시행된마당에 사용자 범위를 명확히 가늠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며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에 끝까지 버티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지만,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쿠팡CLS, 교섭 첫 수용…택배업계 ‘긴장’
택배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전국택배산업노동조합 역시 전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교섭 요청 공문을 보냈다. 택배업계는 본사가 대리점과 위탁계약을 맺고, 대리점이 택배기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택배업체들은 택배노조의 직접 교섭 요구에 직접적인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해왔지만 이번 법 시행으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쿠팡CLS는 이날 택배노조의 교섭요청을 전격 수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것으로, 법에서 정한 절차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000120), 한진(002320),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타 업체들은 아직까지 노조의 교섭요청이 들어오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쿠팡CLS의 수용으로 향후 택배업계 전반에 교섭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노조 교섭요청을 계속 받아들이게 되면 대리점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면서 사업구조 전반이 바뀔 수 있어서다. 택배업체 B사 관계자는 “원청 교섭 등 요청이 오면 내부적으로 검토해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는 말밖에 할 수없는 단계”라며 “괜히 입장을 말해봤자 노조 심기만 건드리는 꼴이어서 조심스럽다. 교섭에 무조건 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성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당장 여파 없더라도…유통업계 전반이 ‘예의주시’
현재까지 유통업계에 노란봉투법 관련 교섭신청이 온 곳은 백화점·면세점, 택배 정도이지만 법 시행 이후 노조의 교섭신청 범위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기준이 모호한 원청 사용자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어디까지 확장해서 봐야하는지가 문제다.
당장 배달기사(배달라이더) 대부분이 대리점과 위탁계약을 맺는 배달 플랫폼 업계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배달라이더가 개인사업자라 법 적용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법으로 인해 대리점과의 역할 충돌, 복수 노조 결성 등으로 노사관계가 훨씬 복잡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만큼 실제 영향의 범위와 수준을 단정하긴 어렵다”며 “자동차, 조선 등 하청인력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비교해선 여파가 크지 않겠지만, 향후 법 시행과 관련한 노사 갈등 요소가 더 늘어나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