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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무너뜨린 세르비아 학생운동…'경험 부재' 정치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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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10.27 14: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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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치 장기 집권 끝냈지만, 정책 방향 등 불안감 여전
외부선 "기득권 저항·정치경험 부족에 정권이행 험난" 전망
의사·전 중앙은행 총재 등 핵심인물 부각, 주변국도 '예의주시'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장기 집권하던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을 내려앉히며 세르비아의 역사를 바꾼 학생운동이 승리의 뒷편에 ‘국정 운영’이라는 혹독한 현실과 직면했다. 시위대와 이들이 추천한 후보들 모두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터라, 향후 세르비아내 정국 안정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26일 세르비아 노비사드에서 세르비아 조기 총선 다음 날, 시민들이 모여 학생 주도 운동의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AFP)
26일 세르비아 노비사드에서 세르비아 조기 총선 다음 날, 시민들이 모여 학생 주도 운동의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AFP)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5일 치러진 대선·총선 결과에 따라 부치치 대통령의 장기 집권이 마무리되면서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등 전역에서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승리를 자축했다. 하지만 자축 이후 뚜렷한 지도자가 없는 형태의 이 민주화 운동에서 과연 누구를 총리로 선출할지, 구체적인 국정 과제와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서발칸 지역 최대 경제국인 세르비아의 국정 안정 여부는 물론, 중국·러시아·유럽연합(EU)간 외교 관계 재편 향방에도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테네오는 보고서를 통해 “세르비아 학생 운동의 승리는 부패 청산, 법치주의 확립, 공공서비스 개선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면서도 “기득권 관료층의 저항과 운용진의 경험 부족으로 인해 정권 이행기가 매우 험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정권 교체 운동은 2024년 세르비아 북부 노비사드 철도역 참사(16명 사망) 당시 당국의 부패와 책임 회피에 분노한 학생들이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별도의 지도자 없이 확산된 이 운동은 학자, 의사, 법조인, 배우, 농민, 음악가 등 다양한 계층의 인사 250명을 후보 명단으로 구성해 선거를 치렀다.

이른바 ‘학생명단’은 권력 기관의 대대적 개혁을 통한 부패 청산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2008년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관계가 경색된 EU 가입 여부는 찬반 주민투표에 붙이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들 중 핵심 인물로는 심장전문의 일리야 스르다노비치, 데얀 쇼스키치 전 중앙은행 총재, 라도미르 사이치 베오그라드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 내각에 참여할지는 미정이다.

세르비아 헌법에 따라 중앙선관위의 최종 결과 발표 후 의회가 개원하면 학생명단 측 후보들은 90일 이내에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국가 부채 증가 속에 연말 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데다, 14년간 이어진 부치치 체제의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선 정보기관, 경찰, 사법부의 전면 개혁이 불가피하다. 기존 집권당인 세르비아 전진당(SNS)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외교적 셈법도 복잡하다. 전통적 우방이자 천연가스 공급국인 러시아는 학생 진영에 대한 직접적 축하는 아꼈다. 지지층 대표인 조보 바키치 교수는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파트너”라며 대러시아 제재 미참여 등 기존 외교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우크라이나 및 EU 역시 세르비아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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