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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타이타닉호 150배 무게에 이르는 암반이 쓰러지면서 33인의 광부들은 지하에 완전히 밀봉됐다. 이들은 죽느냐 사느냐가 아니라 언제 죽느냐를 고민하는 처지가 됐다.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의 조나단 프랭클린은 지난 2010년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광부 33인의 극적 생환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유일한 기자다. 그는 12일 ‘제5회 세계전략포럼’에서 그가 목도한 소통의 힘에 대해 역설했다.
‘딸기 우유, 바나나, 우유, 참치 통조림 몇 개’ 굶주린 33인의 성인 남자를 69일 동안 지탱해준 유일한 식량이었다.
이들의 기적이 가능했던 것은 ‘지하 세계에서의 민주주의’ 때문이었다. 당시 이 조직의 책임자는 책임자의 타이틀을 버리고 매일 정오에 투표로 모든 것을 결정했다. 어두운 지하 갈림길에서 이들을 이끈 것은 독재가 아닌 투표였다.
프랭클린은 “광부 세계에 있어서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며 “하지만 이들은 절대복종을 버리고 투표라는 새로운 규율을 정했다”고 말했다.
투표는 힘을 발휘했다. 이들은 매일 정오 회의를 했고 결과를 토대로 투표했다. 그는 “지하 민주주의는 탄광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고 이는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33인의 광부는 학력 수준이 높지도 않았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투쟁 기록은 ‘글로벌 이타주의’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이들은 남아 있는 음식을 한 입씩 베어먹는 과정에서 서로를 걱정하고 힘을 키웠다”
이들이 보여준 글로벌 이타주의는 음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서로 논의해 길을 정하고 드릴로 암벽을 뚫었고 결과 33인 모두 어떤 부상도 없이 무사히 구조됐다.
소통의 힘은 이들에게 최악의 순간에도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15일이 지나자 모두 쇠약해졌지만 잠들 때마저도 옷가지를 정리하고 일기와 편지를 쓰게 만들었다. 서로 기도하면서 그들이 만에 하나 시체가 돼 발견됐을 때 구조자들이 볼 자신들을 생각한 처사였다.
생사를 오가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이들은 유머로 서로 위로했다. 그는 “이들의 살린 또 하나의 힘은 유머”라며 “33인의 광부는 굶어 죽기 전에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생각하기와 같은 지극히 사소해 보이는 유머는 저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프랭클린은 “칠레 광부 생존기에서 우리가 함께 생각할 것은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매일 분투하는 과정에서 매 순간 이타주의가 일어났다”며 “자신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수류탄 위로 몸을 던지는 병사들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 학생을 구하는 또 다른 학생들, 봉사하는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 모두가 위대한 이타주의 DNA를 가지고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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