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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학에 퇴사하는 마흔줄 여성…정부 정책 '사각지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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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18.10.02 17:07:54

'노동경제 전문가' 김대일 서울대 교수 논문 보니
30대 후반~40대 초반 女 고용 하락
과거 상승 추세와 확연히 달라져
초등생 자녀가 기혼 여성 고용 억제
미취학에 집중된 보육정책 한계
자녀 교육 부담 완화 정책 필요

한국노동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노동경제 전문가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사진=서울대 경제학부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김모씨(39·여)가 직장을 그만 둔 건 약 2년 전이다. 김씨는 2004년께부터 10여년간 외국계 회사 두 군데에서 일했고, 영어로 말하고 쓰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그런 그가 퇴사를 고민하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이다. 또래에 비해 영어가 서툰 큰 딸을 문득 발견하면서다. 초등학교 입학을 코 앞에 둔 7세(현재 10세) 때다. 김씨는 “바쁘게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잘 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고 했다. 김씨에게는 태어난지 얼마 안 된 둘째 아들(당시 3세)의 육아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멘탈’이 흔들린 건 딸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 혹은 상담 등 챙겨야 할 일이 주중에 많다는 얘기에 고민이 있기는 했다”면서도 “나 때문에 학업이 뒤쳐질까봐 결국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김씨는 커리어를 다시 이어갈 계획은 없다고 한다.

30대 후반~40대 초반 女 고용 하락

취학 자녀, 특히 초등학교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고용이 부쩍 감소했다는 경제적 실증분석이 나왔다. 나이로 치면 30대 후반~40대 초반이다. 영유아·미취학 아동에 대한 육아 정책은 확충되고 있지만, 초등학생 자녀에 대한 지원은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경제학계 등에 따르면 김대일(57)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경제학연구’ 학술지에 ‘기혼 여성의 고용 변화와 자녀의 효과’ 논문을 게재했다. 김 교수는 한국노동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노동경제 전문가다.

김 교수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통해 25~64세 여성의 연령별 고용률을 1998년, 2006년, 2016년에 걸쳐 비교했다. 그 결과 2016년에는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여성 고용률이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1998년과 2006년 때 상승 추세였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김 교수는 “예외적인 변화”라고 했다.

김 교수는 다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활용해 기혼 여성의 고용을 분석했다. 자녀 0~3세, 4~6세,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등을 변수로 사용해 고용률 함수를 추정했다. 그 결과, 3세 이하 영유아와 4~6세 미취학 자녀가 어머니의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2006년에 비해 2016년에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초등학생 이상 취학 아동의 계수는 미취학 자녀의 계수 변화와는 반대로 나타났다. 오히려 어머니의 고용을 더 억제시킨 것이다. 김 교수는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예외적인 고용률 하락을 유발하는 원인의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기혼 여성의 연령대별 자녀 연령대를 추정했고, 그 결과 2006~2016년 고용률 하락이 집중된 38~42세 여성의 경우 초등학교 자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자녀가 어머니의 고용에 미치는 효과가 자녀 연령별로 다른 변화를 보이는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또는 최근 5~6년간 추세적으로 진행돼 온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교육 환경에 상당한 변화 필요”

이같은 실증분석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과 관련해 의미있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보육지원 정책은 미취학 아동에 집중돼 왔다. 예컨대 지난해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등 양육수당의 예산 총액은 국비 4조3534억원, 지방비 2조905억원 수준이다. 6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하지만 초등 돌봄교실 교부액은 지난해 4827억원에 불과했다. “아이들이 입학하면 결국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는, 40대를 전후한 직장 여성의 토로가 정책에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기존 논문들을 근거로 들며 “어머니들이 취학 자녀의 교육에 상당히 많은 시간적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취학 자녀로 인한 육아 부담뿐 아니라 취학 자녀의 교육으로 인한 시간 부담도 완화시킬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교육 정책과 노동 정책의 효과적인 조율과 함께 어머니들을 자녀 교육으로부터 충분히 해방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이 개선돼야 한다”며 “교육 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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