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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 하향, 실효성 없어” vs “처벌 가능 메시지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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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보경 기자I 2026.03.18 14:00:04

성평등부 주최 ‘촉법소년 제도 현황 논의’ 첫 공개포럼
“범죄 억제력 낮고, 개선 및 교화도 안돼” 주장에
“법 존재하면 아이들도 비행행동 자제” 반박
양측 모두 높은 실형 입각한 ‘엄벌주의’ 경계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둘러싼 첫 대국민 공개 포럼이 열렸다. 이날 발제자는 청소년이 과거보다 더 성숙해졌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촉법소년 연령을 낮출 경우 소년범 교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법이 개정되더라도 실제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1% 이하로 낮아 범죄 억제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토론자들은 최근 형사미성년자 범죄가 만 13세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청소년에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범죄 억제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성평등가족부 주최로 열린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김혁 국립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을 인하했을 경우 실익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범죄를 억제해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도, 소년범에 대한 개선 및 교화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일각에서는 인터넷 발달로 연소자의 정보 또는 지식의 습득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이 14세를 형사책임연령 하한으로 설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12세 또는 13세가 과거에 비해 정신적으로 성숙했다고 볼 수 있는지 명확치 않다”며 “오히려 형법 제정 당시에 비해 의무교육기간이 늘어나고 실질적인 사회활동에 대한 참여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 기간이 훨씬 길어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소자의 지적능력이 상대적으로 향상됐다고 보더라도 의지적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하기 어렵다”며 “인간의 의지적 능력은 사회활동으로 길러지는데, 연소자는 의무교육의 대상으로서 여러 사회활동에 제약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연소자에게 자유형을 집행하면 의무교육의 지장을 초래한다”며 “이렇듯 사회화를 위한 교육의 기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자에게 형벌을 통한 재사회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범죄 억제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추자는 견해는 징역이나 금고형의 실형을 선고하게끔 하자는 것인데, 보호관찰부 집행유예가 기존의 보호처분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13세 소년에 대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2023년 검찰의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 사건처리 현황을 보면 전체 범죄소년 중 구공판 인원은 전체의 8.8%”이라며 “범죄소년 상당수가 경찰이나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로 종결됨을 고려하면 실제 실형 선고 비율은 전체 범죄소년의 1%에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만 13세 미만 범죄 크게 증가…억제력 있어” 의견도

이날 토론에서는 촉법소년 범죄가 크게 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연령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정의롬 부산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법 제도는 범죄 예방이라는 목적뿐 아니라 공동체의 규범적 합의도 반영해야 한다”며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해 법감정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형사미성년자의 기준을 만 14세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각국에 권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절대적인 성역이나 획일적인 족쇄로 삼을 수는 없다. 형사사법체계는 각 국가의 고유한 사회문화적 환경과 범죄 양상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라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영국, 호주, 프랑스, 미국 등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낮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촉법소년 연령을 낮춤으로써 소년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최근 소년범죄는 형사책임 연령 바로 직전 연령대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보도되며 소년사법제도의 보호 취지를 책임회피의 언어로 학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임 기준이 존재할 경우 청소년에게도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성과 규범적 기대가 보다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다”며 “형사책임 연령 조정이 잠재적 범죄억지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문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토론자들은 만 13세의 형사미성년자에게 무작정 실형을 주자는 ‘엄벌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기의 비행이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들의 행동을 교정 및 교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되, 무분별한 형사처벌 확대가 아닌 회복적 사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보호처분 프로그램의 개발, 전문 교정 및 치료 시설의 확충, 소년 보호관찰 인력의 증원 등 실질적인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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