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우리 군의 감시자산으로 확인한 상황을 보고받고 박한기 합참의장과 함께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상황을 관리했다.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우리 군 서부전선 지역에서 폭파음이 들렸고, 개성공단 내에서 연기가 목격됐다. 이후 해당 일대에서는 연락사무소 건물이 관측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돌발 상황에 대비해 대북 감시·대비태세를 강화했다. 특히 최전방 부대 지휘관들은 정위치해 부대를 지휘하도록 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3일 담화에서 연락사무소 철거를 공언하면서 ‘다음 대적행동’ 행사권을 인민군 총참모부에 넘겼다. 이에 이날 오전 총참모부는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고 남쪽을 향해 삐라(전단)를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방사포와 전차부대를 개성공단 지역으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개성은 과거 유사시 최우선 남침 통로로 꼽혀온 곳이다. 지난 2003년 개성공단 착공 이전까지만 해도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일대에는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돼 있었다. 6사단은 북한군 주력 전차인 시속 54㎞의 ‘천마호’ 전차와 시속 60㎞ 장갑차 대대 등을 보유했다.
특히 62포병여단은 수도권을 겨냥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로 무장했다. 사거리 54~65㎞에 이르는 이들 장사정포는 수도권에 위협적이다. 또 금강산 관광특구가 확장되면서 폐쇄된 장전항 잠수정 기지의 운용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이 곳에는 유고급(70t) 잠수정이 드나들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향후 비무장지대(DMZ)와 북방한계선(NLL)에서 군사 충돌을 방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남북 합의에 따라 철거한 DMZ 내 감시초소(GP)를 복원하거나, 지상과 해상·공중 완충 구역에서의 군사행동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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