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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1일 후인 5월 28일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던 김모(19)씨가 사고로 숨지며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번 승강장과 대합실에도 추모공간이 조성됐다. 한 달 동안 자리를 지키던 추모공간은 서울시와 5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구의역 사고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나서 수습했다. 추모 메시지와 선물들은 서울 시민청으로 옮겨져 아카이브 형태로 보관 중이다.
강남역과 구의역 추모공간의 전례를 살펴보면 아직 철거되지 않은 신당역과 이태원역 추모공간도 서울시에서 정리하고 메시지 등을 보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서울교통공사 여성직원이 스토킹 가해자 전주환(31)에게 살해당한 사건 후 조성된 2호선 신당역 추모공간은 두 달째 유지되고 있다. 그동안 마련된 추모공간과 달리 역사 내부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돼 서교공과 유족 관계자가 국화 등을 관리하고 있다. 서교공 관계자는 “유족 의견이 가장 중요해서 협의를 통해 향후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고, 피해자의 변호인은 “서교공 노조와 디지털 아카이빙 방식으로 보존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 생겨난 ‘이태원역 추모공간’은 1번출구부터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까지 약 20m 이어져 있다. 현재 자원봉사자들과 용산구청이 함께 관리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공간인 만큼 당분간 유지될 방침이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분향소 대부분은 지난 5일 운영을 종료했고, 녹사평역 합동분향소도 오는 12일 철거된다.
이태원역 1번출구 추모공간의 철거 시점과 정리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단 지자체에서 추모 메시지들과 물품들을 수거해 보관할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 수가 많은 이번 참사는 2014년 세월호참사 때처럼 향후 정부·지자체 차원의 별도 추모공간 마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고, 공간이 마련되면 ‘이태원역 1번출구’ 추모 흔적이 옮겨질 수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지만 관련 기관이나 유족이 원하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통과 우천 시를 대비한 비닐을 제공하는 등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추모공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주도적으로 관리할 소관 부서가 정해지면 철거 시점, 향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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