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확정 소식에 개성공단 의류기업 기대감↑

이성웅 기자I 2019.02.07 16:42:58

개성공단 진출 123개 기업 중 의류기업이 60%
개성공단, 인력 우수하고 접근성 좋아 의류산업에 특화
업계 "재가동 결정되는 것만으로 호재…재발방지 선행돼야"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회담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베트남 인터콘티넨털 다낭 썬 페닌슐라 리조트.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오는 27~28일 양일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로 결정되면서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던 의류업체들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개성공단 관련 논의는 속도가 붙지 않았었다.

입주업체들은 공장 설비 등이 만 3년 동안 멈춰져 있었던 만큼 이번 회담을 계기로 재가동 논의에 속도가 붙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

7일 통일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123개 기업 중 의류 및 잡화를 생산하는 섬유 관련 기업은 73곳이다. 전체 입주 기업 중 58%에 달할 정도로 의류업계가 개성공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개성공단 1호 입주사인 신원을 비롯해 △아웃도어 브랜드 K2코리아 △교복 브랜드 형지엘리트 △속옷 브랜드 좋은사람들 △여성복 브랜드 조이너스를 생산하는 인디에프 등이 있다.

이들 개성공단 진출기업들은 지난 2016년 2월 철수했다. 현지에 설비와 원자재 등을 남겨둔 채 내쫓기듯 철수하면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대다수였다. 지난 3년간 설비가 멈춰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공단 재가동이 결정돼도 추가 비용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현지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 7번에 걸쳐 방북 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반려됐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보면서 재차 방북 신청을 시도할 계획이다.

공단 재가동 논의가 번번이 무산되는 상황이지만 기업들이 재진출을 희망하는 이유는 개성공단이 해외 생산기지를 가동하는 것에 비해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노동집약적인 의류업계에선 인력의 우수성을 가장 큰 재진출 희망 사유로 꼽았다.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 측이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통일부에 방북신청서 전달에 앞서 방북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본적으로 같은 언어를 사용해 생산 현장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장점도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권 공장에선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개성공단 근로자는 북한 당국이 배치한 젊은 인력이 투입돼 오랜 숙련기간을 거친다. 당국의 지시가 없는 한 공장을 옮기지 않고 계속 일을 하게 된다. 또 해외 인력 대비 손재주가 좋다는 점도 큰 이점이다.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면 배송비용과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해상이 아닌 육로로 생산품을 옮기기 때문에 빠르면 2시간도 채 안 걸린다. 유행이 시시각각 변하는 의류산업의 특성에 맞춰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신원의 경우 개성공단 운영 당시 현지에 파견한 인력들이 본사에 근무하고 있어 재가동이 결정되면 언제든 다시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치적인 보호 장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원 관계자는 “개성공단 진출의 이점이 크지만 갑작스럽게 중단된 이력 때문에 불안요소는 있다”며 “이번에 재가동될 때에는 정부 차원에서 재발 방지책 등을 먼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 역시 “해외공장의 인건비가 모두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재가동이 결정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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