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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이 후보 유세를 다녀간 경기 구리시 돌다리사거리에는 일찌감치 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이 진을 치고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평일 오전인 터라 선거운동원이 대다수였지만 이 후보가 온다는 소식에 보러 나온 인근 상가 주인들도 적은 편은 아니었다. 길을 건너다 말고 이 후보 유세차량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사진을 찍는 이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대선 경선 거치면 상승한 인기 각종 논란에도 그대로
이는 지난해 대선 경선을 거치며 인지도가 급상승한 이 후보 유세 때마다 벌어지는 모습 그대로였다.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 의혹 당사자인 김부선씨가 직접 입을 열며 진실공방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지만 기자가 만난 시민들 열에 대여섯은 “이제 구태 정치에 속지 않는다”며 이 후보에 대한 여전한 지지를 드러냈다. 유세차량에 오른 이 후보 부부를 향해 지지의 표시로 손을 흔들거나 엄지를 들어 보이는 운전자들도 제법 보였다.
강행군으로 목이 쉰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한국당을 “온갖 저질 네거티브를 일삼는 적폐세력, 바른미래당을 아류 가짜 보수세력”으로 규정하고는 “민주당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기득권 세력은 끊임없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주권자인 도민의 눈과 귀를 흐리고 있다”며 김씨 주장이 사실무근이란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김씨와의 스캔들 의혹을 정면돌파하는 이 후보 전략은 먹혀들어가는 모양새였다. 유세차량 바로 뒤 구둣방에서 달려나와 이 후보 연설을 듣고 있던 김모(61)씨도 김부선씨의 자신이 살아 있는 증거라는 주장에도 결정적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은 이상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소신을 분명히 했다.
◇평일 낮임에도 수백명 인파 몰려들기도
친구와 요깃거리를 하러 나온 김진규(24)씨 역시 욕설 논란에는 “누구나 사소한 잘못은 범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큰일은 아니라는 투로 답했다. 이어 김씨와의 스캔들과 관련한 결정적 증거가 나온다면 “언제든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일방 주장에 불과하다는 이 후보 측 해명에 손을 들어줬다.
반면 권기순(74·여)씨는 이 후보를 투표하고자 마음을 먹었었지만 김씨와의 스캔들이 터지면서 판단을 유보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지지 의사를 철회할 수 있어 관련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들어 방문한 의정부시 행복로 신한은행 앞 유세에는 평일 낮시간임에도 선거운동원을 제외하면 약 300명이 자리하며 사그라지지 않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임성현(21)씨는 김씨 스캔들과 무관하게 평소 사이다 발언을 듣고 존경해온 이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끌고 나온 의정부시 신곡동 주민 김모(68)씨는 “현재 밝혀진 바로는 말 그대로 진실공방에 불과하다”며 “추후 수사를 통해 밝히면 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한편, 김부선씨는 전날 KBS와 인터뷰에서 “거짓이면 저는 천벌 받을 거고 당장 구속돼도 어쩔 수 없다. 제가 살아있는 증인”이라 주장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시점에 거짓말이 필요한 사람은 이재명이겠나 김부선이겠나”는 짧은 글로 재차 이 후보를 압박했다. 김씨 딸 이미소씨도 이날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을 정리하던 중 이 후보와 어머니의 사진을 보게 됐다”며 “많은 고민 끝에 내가 다 폐기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상 모든 증거는 저희 엄마 그 자체가 증거이기에 더이상 진실 자체에 대한 논쟁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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