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임사에서 “여러분의 리더로서의 나의 지표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과 국제사회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그리고 이에 앞서서 다져나가는 외교부의 팀워크였다”며 “팀워크는 진정한 소통이 있을 때만 가능하기에 부 내외 소통의 길이와 폭을 넓히기 위해 여러분들과 함께 부단히 애를 썼다”고 밝혔다.
이어 “그 노력의 결실에 대해서 감사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의 부족함의 탓으로 가져간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다양한 의미에서 유리 천장을 깬 인물이다. 한국 최초 여성 외교부 장관이자 비고시 출신 장관이었다.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고 그는 외교부 수장으로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주요 거점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 들어서는 유창한 영어실력과 진중한 언변을 바탕으로 ‘K-방역’ 홍보대사로 나서며 국격을 한껏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교부 직원에게는 수직적이고 위계적이었던 외교부 내 조직문화를 상당 부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합리적인 업무 지시로 효율성도 훨씬 올라갔다고 직원들에게 호평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문서작성과 결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정책 결정을 위한 생산적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겠다”며 “대기성 야근과 주말 근무가 업무에 대한 헌신으로 평가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차기 외교부 장관이 될 정의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우리의 대선배이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주요 정책 입안과 추진에 중추적 역할을 해 오신 만큼, 우리의 외교와 남북 관계에 결정적인 지금의 시기에 외교부를 이끌어나갈 최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강 장관은 “새 장관의 리더십 하에 그간 추진해온 정책들이 큰 결실을 이루고 외교부가 계속 발전해나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이임식은 열리지 않았다. 대신 외교부 청사 각층의 사무실을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강 장관은 떠나기 전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3년 8개월 가까이 (장관을 지내면서) 정말 어려운 점도 많았는데 직원들, 관계부처, 청와대 다 협업해서 어려운 일들을 참 많이 넘겨 왔다”며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그는 특히 “떠나기 직전 이란 선박 문제가 풀려서 굉장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런 현안을 극복할 때마다 ‘직원들이 헌신적으로 국익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던 도중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케미호 선원 19명은 나포 29일 만인 지난 2일 전격 석방됐다. 다만 이란 측은 선박과 선장을 사법절차를 이유로 석방을 보류했다.
강 장관은 전날 이임사를 작성하며 지난 일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부 장관직을) 제가 60(세가) 넘어 수십 년간 일해 본 직장 중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두고두고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시기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떠나도 외교부는 영원히 있는 것이고, 새로 오시는 (정의용) 장관은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적 역할을 하신 분”이라며 “(신임 장관이) 휴식을 취한 뒤 재충전돼서 적극적으로 외교부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다”며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배웅길에는 최종건 1차관, 최종문 2차관을 비롯해 각 실·국장들이 나와 외교부 청사 계단에서 강 장관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강 장관의 이임사 전문.
<전문>
외교부 동료 여러분,
지난 3년 8개월간 동고동락하며 정든 여러분들과 작별의 인사를 직접 나누지 못하고 이렇게 이임사로 갈음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만, 그러하기에 더욱 더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떠납니다.
2017년 6월, 10년 전에 떠났던 외교부로 돌아와서 문재인 대통령님을 보좌하고 여러분들과 지혜를 모아, 각종 도전이 고조되는 지역·국제정세 속에서 우리의 외교전선을 확장하고 심화시키면서 보낸 하루하루가 참으로 보람차고 뿌듯했습니다. 이처럼 영광스런 기회를 주신 대통령님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저의 부족함을 보완해주고, 저의 기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보좌하고 호응해준 여러분들의 헌신과 동료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시점에도 본부와 세계 곳곳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수고하고 계신 여러분 모두에게, 그리고 국내외에서의 삶의 어려움과 보람을 함께 나누고 계신 여러분들의 가족 모두에게 마음으로부터의 고마움과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몇 년간 남북관계는 물론 주변 4국과의 관계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의 충격에 대응하면서, 우리의 외교업무 방식도 새로이 진화했습니다. 코로나19는 국가적·세계적 위기 속에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외교부의 역량과 자세를 유감없이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장관으로서 참으로 고맙고 뿌듯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여러분의 리더로서 저의 지표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과 국제사회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그리고 이를 앞서서 다져나가는 외교부의 팀워크(team work)이었습니다. 그리고 팀워크는 진정한 소통이 있을 때만 가능하기에, 부 내외 소통의 깊이와 폭을 넓히기 위해 여러분들과 함께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그 노력의 결실에 대해서 감사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의 부족함의 탓으로 가지고 갑니다. 앞으로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외교부가 더욱 더 국민 앞에 유능하고 겸허하며, 서로에 대한 존중과 공정함으로 올바르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발전할 것으로 믿어마지 않습니다.
새로 취임하시는 정의용 장관께서는 우리의 대선배이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주요 정책 입안과 추진에 중추적 역할을 해 오신 만큼, 우리 외교와 남북관계에 결정적인 지금의 시기에 외교부를 이끌어 나가실 최적임자이십니다. 새 장관님의 리더십 하에 그간 추진해온 정책들이 큰 결실을 이루고, 외교부가 계속 발전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는 지난 수십 년간 국내외에서 여러 직장에서 다양한 배경과 능력의 동료들과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그 가운데 지난 3년 8개월간 대한민국의 외교부장관으로서, 여러분들의 수장이자 동료로서 보낸 시간이 제게는 가장 보람차고 자랑스러웠으며, 두고두고 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건강과 활기찬 앞날을 기원하는 가운데, 저는 언제 어디서나 외교부와 여러분들을 힘껏 성원하고 옹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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