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판문점 선언 비준' 두고 지상욱 불만…손학규, 사실상 '경고'

박경훈 기자I 2018.09.06 17:43:39

지상욱, 6일 기자회견 열고 "판문점 비준 여론조사 왜곡"
사실상 손학규 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
孫, 지상욱 향해 "국회의원은 애국·애족·애당심 가져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로 한국이용사회중앙회 회의실에서 열린 ‘직능단체(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정책간담회’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당 지도부의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협조’ 발언에 불만을 품고 나선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6일 지 의원을 향해 “애국심, 애족심, 애당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실상 경고하고 나섰다.

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희상 국회의장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찬성이 72%에 달한다’는 정기국회 개회사와 관련해 여론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국회 비준 동의를 성급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 의원은 당의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에서 따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여론조사 응답자 73.1%가 예산을 충분히 검토한 후 비준동의를 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실상 국회의장실 조사와 다른 취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 의원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채 이뤄지는 국회 비준동의는 진정한 평화 구축을 담보할 수 없다”며 “편법과 왜곡으로 여론을 호도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실 지 의원의 발표는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앞서 손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남북평화문제에 당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며 “4.27 선언의 비준 문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 의원은 같은날 오후 개인 입장문을 내고 당 지도부의 입장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지 의원은 “당내 논의 없이 나온 발언”이라며 “신임 당 지도부는 대표의 돌출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다음날인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다시 한 번 “바른미래당은 정부의 대북평화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회의 후 기자의 질문에 손 대표는 “지 의원은 내용을 모르고 얘기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지 의원의 자체 여론조사 발표도 문 의장보다 손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 대표도 취임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당내에서 불만이 나오자 교통정리에 나섰다.

손 대표는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직능단체 정책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지 의원 관련 발언에 대해 “원래 국회의원들은 애국심, 애족심, 애당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북문제에 있어서 손 대표와 옛 바른정당 출신의 인식차가 크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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