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출됐던 조선 불화 2점, 27년 만에 고국 돌아왔다

이윤정 기자I 2025.09.25 17:29:03

영산회상도·삼장보살도 환수
소장자가 종단에 기증 의사 밝혀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일본에 유출됐던 불화 두 점이 27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일본으로 유출됐던 대구 달성군 용연사의 ‘영산회상도’와 ‘삼장보살도’ 2점을 환수했다고 밝혔다.

본래 용연사 극락전에 봉안돼 있던 두 불화는 1998년 9월 30일 도난된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올해 초 일본의 한 소장자가 종단에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소재가 확인됐다. 조계종은 지난 7월 현지를 방문해 불화를 직접 확인하고 소장자와 기증에 합의했으며, 8월 6일 국내로 반입해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로 이운을 완료했다.

영산회상도(사진=조계종).
1731년에 제작된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대형 불화다. 용연사 대웅전 중창 이후 조성된 다섯 점의 불화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환수를 통해 설잠 스님이 수화승으로 참여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으며, 포근·세관·설심 스님 등 당대 여러 화승들도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잠 스님은 대형 후불도 조성에 참여할 만큼의 기량과 조직력을 갖춘 화승이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시주자로는 영조의 장남 효장세자의 빈궁 조씨가 등장해 왕실과의 인연도 확인된다.

1744년에 제작된 ‘삼장보살도’는 수탄 스님이 조성한 작품으로, 의균 화파 계열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표현을 시도해 완성도를 높였다. 천장·지지·지장보살을 중심으로 권속을 풍부하게 묘사해, 수화승으로서 수탄 스님의 기량을 보여준다.

이번 환수는 일본 소장자의 선의에 따른 기증으로 이뤄졌다. 부친으로부터 성보를 물려받은 소장자는 도난품임을 확인하자 곧바로 종단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 기증자는 “성보이자 문화유산인 불화 2점이 본래의 자리로 환지본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계종은 불화 전문가들과 함께 현지를 방문해 면밀히 검토한 끝에 두 점을 환수했다.

다만 오랜 기간 개인 소장 상태였던 탓에 보존 상황은 양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계종은 용연사,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와 협의해 보존 처리 계획을 수립하고, 두 불화에 대한 학술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삼장보살도(사진=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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