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의 달라진 콘텐츠 소비습관이 벤처 투자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게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은 급감한 반면 AI 캐릭터 챗 플랫폼에는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크릿벤처스는 최근 AI 캐릭터 채팅 플랫폼 '위프' 운영사 벙커키즈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위프는 웹툰·웹소설 IP와 자체 캐릭터로 서사를 쌓아가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플랫폼이다. 넷플릭스·유튜브급 몰입도에 투자금이 몰리는 배경에는 1020세대들의 특성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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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국내 게임 스타트업 투자액은 2022년 5566억원에서 2025년 1100억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자 건수도 같은 기간 58건에서 19건으로 급감했다. 반면 AI 캐릭터 챗엔 자금이 릴레이로 몰리고 있다. 스캐터랩 '제타'가 지난달 500억원 규모 시리즈D를, 워프스페이스 '케이브덕'이 지난 4월 43억원 시리즈A를, 벙커키즈가 이달 20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게임 투자는 줄어드는 반면, 캐릭터 챗에 대한 자금이 늘고 있는 것이 수치로 확인되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게임 투자를 전문으로 했던 VC들마저 게임 투자는 줄이고 캐릭터 챗 투자에는 과감하게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 전문 투자사인 코나벤처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콘텐츠·게임 분야에서 성장한 코나벤처파트너스는 지난 4월 케이브덕 시리즈A에 아이디벤처스·메이플투자파트너스 등과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코나벤처파트너스 관계자는 "소수 취향 캐릭터에 몰리는 하위문화 팬덤 현상이 일고 있다"며 "IP 홀더와의 연계 확장성과 거대언어모델(LLM) 비용의 중장기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투자 이유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의 이면에는 게임에 대한 1020세대의 피로감이 자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 이용률은 50.2%로 전년 대비 9.7%포인트 떨어졌다. 이탈 이유로는 '시간 부족'(44.0%)이 가장 많았다.
대신 택한 여가는 'OTT·영상 시청'(86.3%)이 압도적이었다. 쇼츠·릴스 등 숏폼이 일상화되며 짧은 자극에 반응하는 소비 습관이 굳어진 가운데, 룰 학습과 전략적 몰입이 필요한 게임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워졌다는 해석이다. 캐릭터 챗은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대화 한 턴은 숏폼처럼 즉각적·저마찰이지만, 캐릭터를 육성하듯 관계를 쌓는 구조 덕에 누적 체류시간은 오히려 게임을 웃돈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미 검증된 수익성도 투자가 몰리는 이유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제타는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고 영업이익률은 17%까지 올라섰다. 위프도 출시 9개월 만에 월평균 결제액이 110% 성장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대작 하나에 수백억원을 태우고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게임과 달리, 캐릭터 챗은 적은 개발비로도 높은 리텐션과 구독 매출을 확보한다는 게 투자업계의 판단이다.
이런 흐름은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캐릭터AI(Character.AI)는 지난해 구글의 인수된 후 기업가치 재조정을 검토 중이다. 다만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도 제타가 카카오엔터·리디 등 웹툰 6개사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방조 혐의로 고소당했고, 해외에서도 미성년자 이용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콘솔 중심으로 게임 업계가 살아나고 있으나, 여전히 1020세대의 게임에 대한 관심도는 적어진 상태"라며 "반면 캐릭터 챗은 관련 세대의 관심을 받고 있어 향후에도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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