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th SRE][Survey]한기평·한신평 사상 첫 공동 1위

이건엄 기자I 2025.11.18 16:11:15

[36회 SRE]
레고랜드 악몽 완전히 털어낸 한신평
한기평, 신평3사 중 유일한 역성장
전 연차·직군서 박빙…독주구도 깨져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침을 겪었던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이 신뢰도를 회복하며 전통 강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1위를 기록했다. 36회 SRE에서 한기평이 유일하게 신용등급 신뢰도에서 역성장을 보인 가운데 한신평은 꾸준한 개선세를 이어가며 동률을 기록했다. 역대 SRE에서 신뢰도 점수가 동률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신평은 신뢰도와 품질개선 노력, 선제적 의견제시 적절성 등 신뢰도와 직결되는 모든 부문에서 한기평을 앞지르며 눈길을 끌었다. NICE신용평가(NICE신평)은 품질개선 노력과 선제적 의견제시 적절성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두각을 보였지만 신뢰도 측면에선 한기평과 한신평에 못 미쳤다.

한신평 상승세 속 주춤한 한기평

한신평은 36회 SRE 평가사별 신용등급 신뢰도 설문조사에서 3.83점을 받으면서 지난해까지 2회 연속 1위를 기록한 한기평(3.83점)과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한기평은 3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한편, 한신평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실추됐던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다.

한신평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한동안 시장의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왔다. 실제 신뢰도 점수는 33회 SRE에서 3.67점까지 떨어졌으나 34회 3.68점, 35회 3.79점 등 꾸준히 상승했다. 앞서 한신평은 지난 2022년 레고랜드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원제일차’에 A1 등급을 부여했지만 해당 법인이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등급을 급하게 조정했고,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SRE 자문위원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한신평이 얼마나 많은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이번 조사에서 한신평의 개선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반면 한기평의 경우 지난 33회 SRE에서 3.95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34회와 35회 조사에서 모두 3.86점으로 떨어졌고, 36회 조사에서는 3.83점을 기록해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6회 SRE에서 신용등급 신뢰도 점수가 하락한 것은 신용평가 3사 중 한기평이 유일하다.

한기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점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신평사와의 신뢰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독주 구도가 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NICE신평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신용평가 3사 중 가장 낮은 3.75점을 기록했다. 지난 35회 3.73점보다 0.02점 상승했다. 한기평, 한신평보다는 0.08점 낮다. NICE신평도 한신평과 마찬가지로 33회 SRE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3.8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NICE신평은 한신평이 레고랜드 사태로 주춤했던 33회·34회 SRE에서 각각 3.69점, 3.72점을 기록해 2위를 유지했으나, 35회부터 한신평에 다시 뒤지며 2년 연속 3위에 머물렀다.

올해 역시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가장 먼저 ‘부정적’으로 하향하는 등 한 발 빠르게 움직이며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섬세하지 못하다는 의견 역시 공존하며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한 설문 응답자는 “NICE신평은 석유화학업종 선두업체이자 그룹 주요계열사인 LG화학 등급전망을 선제적으로 하향 조정한 점이 신뢰도를 제고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응답자는 “NICE의 경우 중요한 재무수치에 대해 기표 없이 두루뭉술한 멘트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SRE 자문위원은 “오랜 기간 AA+를 유지했던 LG화학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과거 NICE신평이 롯데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신용등급을 선제적으로 조정했을 때 일부 비판이 있었지만, 이번 조정은 많은 공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신평, 업무·연차별 근소 승리

담당 업무별로 보면 한신평은 크레딧애널리스트(CA)보다는 채권매니저(매니저)를 포함한 비(非) 크레딧애널리스트(비CA)로부터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비CA는 한신평의 신용등급 신뢰도를 3.79점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직전 조사인 35회 SRE(3.69점) 대비 0.1점 오른 수치다. 다른 신용평가사와 비교하면 한기평(3.75점), NICE신평(3.74점)보다 각각 0.04점, 0.05점 높았다.

비CA의 한신평에 대한 신용등급 신뢰도 평가는 34회 SRE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4회 3.65점이었던 한신평의 비CA 신용등급 신뢰도 점수는 35회 3.69점으로 상승했고, 36회 3.79점을 기록해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이처럼 한신평이 비CA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매니저들의 지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매니저로부터 3.81점을 받았는데, 이는 한기평(3.71점)과 NICE신평(3.67점)보다 0.1점 이상 높은 수치다. 반면 기타 그룹에서는 3.76점을 기록해 한기평(3.84점), NICE신평(3.91점)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CA는 올해 역시 한기평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보여줬다. 비록 3.9점대로 내려오며 2년 연속 4점대를 기록하는 데 실패했지만, 신용평가 3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CA는 36회 SRE에서 한기평에 3.99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한신평(3.92점), NICE신평(3.76점)보다 각각 0.07점, 0.23점 높은 수준이다. 35회 SRE에서 기록한 4.01보다는 0.02점 하락했다. NICE신평의 경우 3.76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신용평가 3사 중 유일하게 직전 설문 대비 점수가 올랐다.

연차별 신뢰도에서는 한기평과 한신평이 치열한 접전을 보였다. 7년 이상(152명) 그룹에서는 한기평이 3.78점으로 한신평(3.76점)보다 0.02점 높았다. 반면 1~6년(70명) 그룹에서는 한신평이 4점으로 한기평(3.93점) 대비 0.07점 높았다. 1~3년(35명) 그룹의 경우 4점을 기록한 한기평이 한신평(3.93점)보다 우위를 보였다.

NICE신평의 경우 모든 근속 기간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7년 이상 그룹에서는 3.69점을 받았고, 1년~6년 그룹에서는 3.87점을 기록했다. 1~3년 그룹에서는 3.91점을 받으며 다른 신용평가사와의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3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관별로도 한기평과 한신평 간 우위를 가리기 힘들었다. 한기평과 한신평은 증권사 소속 CA(33명)로부터 3.91점을 받으며 동률을 기록했다. NICE신평은 3.73점을 받았다. 운용사 CA(31명)의 경우 한기평에 4.16점을 부여하며 한신평(4점)보다 높은 평가를 줬고, NICE신평은 3.94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신뢰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평가보고서 만족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한신평이 한기평과 NICE신평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한신평은 36회 SRE에서 3.94점을 받으며 직전 조사(3.77점) 대비 0.17점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한신평은 34회와 35회에서 한기평에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왕좌를 차지했다.

NICE신평은 3.91점을 받아 한신평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NICE신평은 34회와 35회에서 한기평과 한신평에 밀리며 3위를 기록했지만, 이번 설문에서는 전통 강자 한기평마저 앞서며 순위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33회 설문부터 줄곧 평가보고서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지켰던 한기평은 올해 3.89점을 기록해 3위로 떨어졌다. 한기평이 평가보고서 만족도 조사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은 32회 이후 4년 만이다.

담당 업무별로는 한신평이 CA 그룹에서 4.21점을 받으면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기평(4.14점)과 NICE신평(4.03점) 순으로 나타났다. 비CA 그룹에서는 NICE신평이 3.8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이어 한신평(3.81점)과 한기평(3.77점)이었다. 매니저 그룹에서는 한신평이 3.89점으로 1위, NICE신평이 3.85점으로 2위, 한기평이 3.79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를 월 20건 이상 이용하는 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평가보고서 만족도 부문에서는 한기평이 4.1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NICE신평과 한신평은 각각 4.09점, 4.08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선제적 의견 제시 돋보인 NICE신평

선제적 의견 제시 적절성 부문에서는 NICE신평이 3.66점으로 34회, 35회에 이어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NICE신평은 34회와 35회에도 각각 3.63점, 3.6점을 기록해 1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지난 조사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등급 선제 조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올해도 LG화학에 대한 등급전망을 빠르게 조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품질개선 노력 부문에서도 NICE신평이 3.8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어 한신평 3.74점, 한기평 3.7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6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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