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미리 설정된 조건에 따라 작동하는 단순 자동화 기술을 AI로 포장하거나 실제보다 성능을 부풀려 광고하는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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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전제품부터 생활용품, 교육·금융 서비스까지 AI를 내세운 상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어떤 기능에 AI가 적용됐는지 소비자가 구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가 공개한 가이드라인에는 전기온수매트와 고양이 스마트 화장실, 로봇청소기, 다이어트 쉐이크 등 소비자에게 친숙한 상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총 16건의 부당광고 사례가 담겼다.
핵심은 AI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모두 AI 제품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센서가 온도를 감지해 미리 설정된 기준에 따라 작동하는 전기매트나 단순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생활가전은 AI 기술을 활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공정위는 단순 센서 제어나 일정 기준에 따른 자동조절 기능만으로 AI 제품인 것처럼 광고한다면 거짓·과장광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I 기술을 적용했더라도 성능이나 작동 조건을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청소기다. 업체가 ‘동급 최강의 AI 사물인식 칩셋 탑재’라며 모든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는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전용 앱을 설치하고 기기를 연동해야만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이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
AI가 인식할 수 없는 장애물의 종류도 중요한 정보다. 공정위는 얇은 전선이나 양말처럼 작은 물체를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이러한 제한사항도 광고에 함께 표시하도록 권고했다.
AI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을 활용한 광고도 주의 대상이다.
실존하지 않는 전문가를 AI로 만들어 특정 식품의 효과를 보증하게 하거나, AI가 작성한 가짜 후기를 실제 구매자의 경험담처럼 소개하는 경우 소비자를 속이는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식품·화장품·의약품 광고에서 AI 가상 전문가의 추천·보증을 금지하는 개정 개별법은 오는 다음 달 27일부터 시행된다.
이 밖에도 비교 대상이나 시험 조건을 밝히지 않고 ‘타사 제품보다 성능이 몇 배 뛰어나다’고 광고하거나, 기존 기술을 ‘구식’ 또는 ‘가짜’로 깎아내리면서 자사 AI 제품만 완벽하다고 홍보하는 행위도 부당광고로 판단될 수 있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광고를 제작하기 전 확인할 수 있도록 8개 항목의 자가점검 체크리스트도 마련했다. AI 기술이 실제 적용됐는지, 어떤 기능에 사용됐는지, 작동에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지, 광고한 성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 등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했다.
다만 이번 가이드라인은 새로운 규제나 처벌 기준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기존 표시광고법의 판단 기준을 AI 상품의 특성에 맞게 구체화한 것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체크리스트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법 위반이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공정위는 이번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확정·배포할 계획이다. 기술 변화와 관련 심결례가 축적되는 상황을 반영해 가이드라인도 주기적으로 보완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는 제품명에 붙은 ‘AI’라는 문구만 믿기보다 실제 어떤 기능에 AI가 적용됐는지, 별도의 앱이나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지, 광고에서 강조한 성능이 객관적으로 검증됐는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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