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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당시 범인은 CCTV 사각지대로 피해자를 어깨에 메고 간 후 7~8분가량 머물렀고, 당시 원고 상태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은 성폭력 정황이 강하게 의심되는 데도 수사기관은 원고 친언니의 진술이나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이 필요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원고에 가한 구체적 태양 및 결과 등이 정확히 규명이 되지 않아 피해자가 상당히 고통받았을 것이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김 씨 측 한주현 법무법인 LKB평산 파트너변호사는 1심 선고 이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법원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성범죄가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초동 수사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것은 위법한 부실수사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나서지 않았다면 가해자의 강간 목적이 밝혀졌을지, 가해자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될 수 있었을지, 범죄의 실체는 피해자가 나서야만 밝혀지는 것인지 모른다”며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수사 절차에서 아무런 정보를 듣지 못하고 수사를 기다린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피해자처럼 생업을 포기하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수사기관을 믿고 있으면 사건이 충분히 수사돼 가해자는 응분의 책임을 다하게 된다는 걸 피해자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의 판결이 그러한 고민과 노력을 시작하는 출발선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께 부산진구 서면에서 30대 이모 씨가 김 씨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뒤쫓아가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무차별 폭행한 내용이다. 이 씨는 기절한 김 씨를 CCTV 사각지대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사건 초기 이 씨는 살인미수 혐의로만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의 DNA 추가 증거 확보 등으로 항소심에서 강간살인 미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20년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김 씨 측은 지난 2024년 부실수사 책임을 묻고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김 씨를 대리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같은 해 3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를 이해하려는 법 집행자들의 의지와 능력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부실한 수사에 대한 국가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와 수사기관이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할 권한과 책임에 반해 성폭력 의심 정황을 무시하고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사의 밀행성을 강조하면서 피해자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고 증거 확보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씨는 지난 12일 김씨를 폭행하고 살해하겠다는 등 보복 협박한 혐의 등으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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