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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필모그래피는 유난히 균형감이 좋다. 2023년 개봉한 여름 흥행작 ‘밀수’에서는 거친 바다를 누비는 생계형 범죄자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고, ‘천박사 퇴마 연구소’에서는 능청스러운 사기꾼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025년 개봉한 독립영화 ‘얼굴’에서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상업성과 작품성을 모두 아우르는 이러한 행보는 관객에게 확실한 신뢰를 쌓는 기반이 됐다.
박정민이 특별한 이유는 화려한 스타성보다는 ‘현실 공감형 인물’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는 완벽한 영웅도, 초현실적인 캐릭터도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인물을 연기한다. 조금 찌질하고, 불안하고, 흔들리지만 끝내 자기 몫의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다. 관객들은 그의 연기를 보며 “나 같은 사람 같아서 더 끌린다”, “잘난 척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한다. 그의 인물들은 결국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에 가깝다.
그의 매력은 작품 밖에서도 이어진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그는 실제로 출판사를 운영하며 에세이를 펴내고, 문학 행사에도 꾸준히 참여한다. 하지만 그 지성은 결코 잘난 척으로 흐르지 않는다. 예능과 인터뷰에서 보여주는 박정민은 늘 솔직하고 담백하다. 자신의 불안과 실패담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는 태도는 시청자들에게 묘한 신뢰감을 준다. “연예인 같지 않은 연예인”, “옆집 형 같은 배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그의 화제성은 배우 영역을 넘어 K팝 팬덤까지 확장되고 있다. 화사의 신곡 ‘굿 굿바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 이어, 글로벌 보이그룹 엔하이픈과의 협업 소식까지 전해지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정 장르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와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그의 행보는 새로운 유형의 스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연극 무대에서도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최근 출연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는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계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작품도 작품이지만 박정민을 보러 간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간다.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며 쌓아온 연기 내공이 관객의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2월 개봉을 확정한 영화 ‘휴민트’는 박정민의 또 다른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첩보·액션 장르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며 이전과는 결이 다른 얼굴을 예고했다. 매 작품마다 자신을 갱신해온 그의 행보는 이번에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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