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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증가세 꺾였지만…"주택거래 늘어 안심 일러"

김나경 기자I 2025.03.31 20:17:13

5대 시중은행 3월 주택담보대출 1조 7977억 증가
선제적 대출규제 강화에 증가폭 반토막
주택거래량 늘어 시차두고 대출 증가 가능성
銀 “정책대출 위주 증가, 안정적 관리 중”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5대 시중은행 주택관련대출이 3월 한 달간 1조 8000억원 가량 증가해 지난 2월에 비해 증가폭이 줄었다.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47% 급증해 시차를 두고 은행 주택관련대출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3월 28일 기준 주택관련대출잔액은 585조 1584억원으로 2월 말에 비해 1조 7977억원 늘었다. 2월 한달간 주택관련대출이 3조 3836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주택관련대출은 지난해 12월 1조 4698억원, 올해 1월 1조 5136억원 각각 늘었다가 2월 한 달새 3조원 넘게 급증했다.

주택관련대출이 늘고 신용대출이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총 가계대출잔액 역시 2월의 절반 수준으로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잔액은 738조 266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1조 5141억원 늘었다. 2월에 3조 931억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가계대출이 버팀목·디딤돌 등 정책대출 위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일시적으로 해제됐을 때 주로 용산·서초·강남·송파 등 투기지역 내 거래가 늘었지만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고려했을 때 급격하게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최근 가계대출은 정책대출 위주로 늘고 있다. 당국의 메시지 또한 은행권에 선제 관리를 당부하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또한 “정책대출과 집단대출 위주로 가계대출이 증가했다”면서 “신용대출은 전체적인 주식시장 및 가상자산 상승폭 정체로 투자를 관망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마이너스 통장 한도 및 신용대출잔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매매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은행 주택관련대출로 연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증가 폭 둔화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5만 698건으로 전월대비 32.3%,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4743건으로 한 달새 46.7% 증가했다. 아파트 거래 이후 대출 시행까지 2~3개월 시차를 반영하면 4~5월 가계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전후로 현장에서의 가계대출 접수량이나 잔액 변동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다만 부동산 거래량이 증가해 대출이 늘어날 수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하반기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증가폭이 커질 수 있다. 향후 금리변화 여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림픽 파크포레온·과천 주공 등 대규모 단지 입주와 맞물려 중도금·잔금대출이 늘어날 여지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택거래량이 늘고 있어서 각 은행에 선제적인 자율관리를 당부했다. 지역별, 대출 승인기준별, 시행일별 자금 동향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며 “현재의 자율규제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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