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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앞서 트랙터와 트럭 등을 몰고 남태령에서 집회를 연 뒤 이날 오후 3시부터 광화문으로 행진할 계획이었다. 다만 서울경찰청은 트랙터·화물 차량의 행진 참여를 금지하는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다. 전농 측이 이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도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전농 측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한 뒤 별다른 결정이 나오지 않자 트랙터를 화물차에 실은 채 상경 시위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
실제 남태령과 강남구 세곡동 등 서울로 들어가는 길목 곳곳에서 트랙터와 경찰 대치가 이어졌다. 이날 남태령역 인근 과천대로에서는 트랙터를 실은 화물차가 11여 대 주차된 채 경찰 바리케이드에 막혔고, 세곡동 인근에도 트랙터를 2개씩 실은 화물차 4대가 경찰차와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차 벽과 바리케이드를 열어줄 때까지 밤샘 집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결의대회 무대에 선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은 “윤석열의 파면이 선고되는 그 시간까지 우리 이곳 남태령의 길을 열어주지 않으면 이곳이 광화문이 될 것”이라며 “길을 열지 않으면 버티겠다는 각오로 함께 하자”고 외쳤다.
양 측의 충돌은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농의 트랙터 상경 시위를 막기 위해 보수 유튜버 ‘가세연(가로세로연구로)’과 ‘신남성연대(배인규)’, ‘벨라도(안정권)’ 등이 전농 주변에서 집회를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반국가세력의 마지막 발악을 막자. 트랙터 하나 서울 땅 못 밟는다”며 맞불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은 전농의 트랙터 상경을 제한하는 한편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기동대 27개 부대, 1700여 명을 투입했다. 경기남부청도 9개 부대를 배치해 일대 경비와 교통 관리에 나섰다.
한편 지난해 12월 21일에도 전농 측은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트랙터 30여 대, 트럭 50여 대를 끌고 상경 집회를 벌였다. 당시에도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의 제지로 28시간가량 밤샘 대치했다. 경찰은 결국 트랙터 10대에 한해 진입을 허용하며 이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까지 행진했다. 당시 시위를 주도한 전농 지위부와 일부 참가자는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