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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9·13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발표 하루 뒤인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우리은행 여의도중앙금융센터는 한산했다.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개인대출 창구를 다녀간 사람은 단 1명. 오전 9시 영업시작 시각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동안 부동산 대출 문의로 내방한 고객은 2명에 그쳤다. 이마저도 다주택 소유자는 추가 대출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받은 단순 상담이었다. 영업일 기준 이틀째인 17일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오전 부동산 대책 관련해 내점 또는 전화 문의한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 ‘강남’ 은행 창구도 차분…은행권 “정확한 지침 없어 힘들어”
최근 집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서초 등 고가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 은행 창구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행 초기인데다 여윳돈이 있는 ‘부자’들은 대출 상환 압박이 덜 한만큼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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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점 관계자는 “오늘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전세자금대출 관련 전화상담만 몇 건 들어오는 정도”라며 “대책 관련해 정확한 지침이 없다보니 서로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KB국민은행 반포중앙종합금융센터 관계자도 “고객 문의는 거의 없는데 본사로부터 ‘규제가 바뀌니 이렇게 대비해야 한다’는 문서가 많이 내려와 살피느라 바빴다”고 귀띔했다.
소수의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시중은행의 PB(Private Banking)도 관망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오후 찾아간 서울 강남구 신한은행 PWM압구정센터의 모습은 차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산가들은 급할 게 없어 당장 매물을 내놓기보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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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마련되지 않은 채 대출 규제가 즉시 시행되면서 혼선이 빚어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3일 임대사업자 대출을 진행했지만 상담사로부터 14일 9시부터 대출이 중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사연이 올라오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대출 진행이 이뤄진 건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이날 전세자금대출을 문의하기 위해 인근 시중은행을 찾았지만 대출 여부 확답 등 구체적 상담이 어려운 분위기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규제 대상이 명확한 만큼 이르면 이번 주쯤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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