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켜라”…고환율에 금융지주·은행 '좌불안석'

김나경 기자I 2025.10.15 17:55:07

[시장모니터링 강화…변동성 확대 '예의주시']
환율 상승으로 외화위험자산 늘어
주주환원 조건인 CET1에 부정적
환 헤지·위험가중자산 관리 강화
"CET1 13%초반 방어 가능" 판단
일시적 급등? 점진적 하락?
상황 지켜본 뒤 추가 조처
CEO연임 앞두고 ‘밸류업’ 총력전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외환 당국의 개입에도 1430원대를 오르내리자 ‘차질없는 주주환원제고(밸류업)’를 약속한 은행·지주의 자본비율 관리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은행·지주의 4분기 예상 환율보다 크게 올라 유관 부서가 긴급 점검에 나서는 한편 환 헤지·위험가중자산 관리를 강화하며 자본비율 방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4분기 사업·재무 영향도 점검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지주는 이번 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라 유관부서 회의를 열고 4분기 사업·재무 영향도를 점검했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유관 부서와 회의를 통해 사업·재무 영향을 논의했다”며 “환율 상승으로 외화위험자산 금액이 늘어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돼 외화자산 효율적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당연히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했다”며 “환율이 유동성비율(LCR)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사업·재무지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은행권에서는 현재의 환율 급등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1500원 이상으로 환율이 오르지 않는 이상 앞서 은행·지주가 주주에게 약속한 보통주자본비율(CET1) 목표를 지킬 수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환율과 CET1비율은 반비례하지만 자본비율에는 당기순이익, 현금배당, 자사주매입 등의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며 “각 지주에서 목표로 하는 13% 초반 구간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화자산 조정, 환 헤지를 통해 환율 민감도를 떨어뜨려 왔기 때문에 아직은 자본비율 방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은행·지주의 자본비율 방어전은 치열해지고 있다. 또 다른 금융그룹 관계자는 “4분기 평균 환율 전망이 1360원대였는데 지금은 그보다 높은 상황이다”며 “일시적인 급등인지, 12월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할지 지켜보고 추가 조처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일각선 “환율 상승 연말까지 이어질 것”

작년 말부터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고환율을 예상해왔지만 그보다 더 높아진 셈이다. CEO 연임뿐 아니라 시장과의 약속 이행이라는 측면에서 지금과 같은 높은 환율이 이어진다면 은행·지주로서는 다른 위험가중자산을 처분하는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일정을 소화한 후 해외 투자자·주주와의 소통에도 나서고 있다. 지주 회장들은 흔들림 없는 주주환원정책과 배당성향 유지를 강조하며 올해 들어 한껏 높아진 주가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일시적 급등이 아닌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는 한·미 협상 불확실성 때문에 1400원대 고환율 구간에 머물 가능성이 높고 월말 예정된 APEC 정상회담을 전후로 협상 윤곽이 잡히면 환율도 방향성을 잡아갈 것이다”며 “이달 말 미국·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차별화하면서 미국 정책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미 달러화 약세를 예상한다. 원화 저평가 요인도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4분기 1380원~1440원대에서 환율이 움직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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