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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승찬 김정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느닷없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매장을 찾았다.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한은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한 기자간담회까지 마친 직후였다.
이 총재는 갑자기 매장으로 발길을 돌린 뒤 매장 직원에게 “여기 폴더블폰은 없는 거죠?”라고 물었다. 그는 “삼성의 폴더블폰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혹시나 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폴더블폰의 가격이 220만원이나 한다고 하는데..”라며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이 총재는 매장에 전시된 삼성의 스마트폰을 이것저것 살펴보고 돌아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미국 센프란시스코 빌 그레임엄 시빅 센터에서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매장은 공교롭게도 한은 본관 1층에 위치해 있다. 구(舊) 한은본관이 리모델링 중이라 한은 전체가 서울 세종대로 삼성 건물에 세 들어 살고 있다. 이 총재는 매일 출퇴근 길에 삼성전자 매장을 지나친다.
이번 방문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총재가 매장을 찾은 시점 때문이다. 금통위 기자회견은 이 총재가 가장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때다. 1시간 가량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다. 금통위 기자회견 직후까지도 기자들의 눈이 이 총재를 따라다닌다. 그 시간에 이 총재가 굳이 휴대폰 매장을 찾았다는 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보다.
이날 휴대폰 매장 방문은 한국 경제에 대한 이 총재의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총재는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를 되고 있다는 점을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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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제조업 경쟁력을 제고해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 경제의 생존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이 총재는 제조업에 대한 고민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면서 “우리나라 경제 운용에 있어서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는 절대적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통 제조 강국인 독일과 이제는 우리의 경쟁상대가 된 중국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결국 이 총재의 고민은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로 모인다. 현재는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지 못하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다.
이 총재는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글로벌 제조업 환경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제조업 경쟁력 강화는 생산성 향상인데, 생산성은 꾸준한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을 통해서 노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지름길이고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경쟁을 저해하거나 신성장 산업의 출연을 저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자본이 생산성이 높은 부분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환경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이 총재 주재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데일리가 최근 경제·금융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전원이 이번달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을 점쳤다.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한 채권 종사자 설문에서도 100명 중 100명이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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