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이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의 새 조직위원장으로 위촉됐다. 2013년부터 키아프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이후 9년만의 변화다.
한국화랑협회 관계자는 16일 이데일리에 “구 회장은 지난해 ‘키아프 서울 2021(Kiaf SEOUL 2021)’에도 참석하는 등 문화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왔다”며 “한국미술시장이 글로벌 아트마켓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구 회장의 리더십이 한국 미술의 선진도약을 이끌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LS그룹 공익재단인 송강재단의 이사장으로서 문화예술 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영재를 선발해 2억여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구 회장은 전문 경영인으로서 국제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던 인물”이라며 “문화예술계에서도 글로벌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줄 것으로 보고 위원장으로 추대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글로벌 경영·추진력 정평”
1953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구자열 회장은 LS그룹 초대 회장이자 사촌 형인 구자홍 회장에 이어 LS그룹의 회장을 맡은 바 있다. 아버지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이다. 구 회장은 서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런던 비즈니스스쿨을 수료했다. 1978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15년 동안 전 세계 무역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이후 1995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 국제부문 총괄 임원으로 일하면서 국제 분야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구 회장은 내수 중심이었던 LS그룹을 전 세계 25개국에 현지 생산·판매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제31대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중소기업의 수출 활성화 등에도 힘을 싣고 있다. 구 회장이 대중소 수출기업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현장 일정만 50회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구 회장은 특유의 저돌적인 추진력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국내에 진출한 것은 물론 국내 작가들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전문 경영인으로서 구 회장의 노하우가 미술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키아프는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한국 최초의 국제 아트페어다. 지난해 10월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는 5일간 약 8만 8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6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오는 9월 2일 개막하는 올해 키아프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와의 공동개최로 전 세계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키아프는 이 기간에 맞춰 학여울역 세텍(SETEC)에서 미디어 아트와 NFT에 중점을 둔 새로운 미술시장 플랫폼 ‘키아프 플러스(Kiaf PLUS)’도 론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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