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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신임 이사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부산 금성고와 경남정보대를 졸업했다. 지난 1977년에는 설악산 토왕성 빙폭을 등반한 데 이어 1982년에는 부산 지역 최초로 히말라야 원정대 등반대장을 맡는 등 산악인으로 명성이 높다.
1990년대에는 백두대간 연작시 60여 편을 연재하며 산악시(山嶽詩)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등 20여년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89년 최초의 노인 무료급식소를 세운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아름다운사람들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국립공원은 고도로 발달한 문명세계가 그나마 자연에게 배려한 최대한의 공간이자 자연의 결정권을 인정해 주는 최소한의 공간”이라며 “국립공원을 온전히 보전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평생 산에서 배운 절제와 비움의 미학, 나눔의 미학을 국립공원을 통해 사회에 뿌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동안 정치인이나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낙하산 인사의 대표적인 기관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실제로 역대 공단 이사장 12명 중 11명이 소위 비전문 낙하산으로 분류된다.
초대 이사장인 박운영 이사장은 육군본부 공병감 출신이었다. 뒤를 이은 제2대 이석윤 이사장 또한 육군본부 공병감을 지냈다. 제3·4대 이사장을 역임한 김남 전 이사장은 13대 전국구 국회의원이었으며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취임한 엄대우 5대 이사장은 새정치국민회의 사무부총장 출신이다. 6대 김세옥 이사장은 김대중 정부 초대 경찰청장이었다. 노무현 정부 출범 후 첫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을 맡은 제8대 김재규 이사장도 부산민주시민협의회 사무국장 등을 지낸 부산지역 재야인사로 노무현 캠프에서 선거를 도왔다.
산림청장 출신인 정광수 전 이사장(12대)은 산림자원학 박사학위를 가진 전문가로 분류됐지만 3년 임기를 채 채우지 못하고 박근혜 정부 출범 초반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지난 2013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한나라당 원내 부대표를 지낸 정치인 박보환 씨가 13대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권 신임 이사장도 국립공원관련 전문가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그는 지난 5월 신경림, 안도현, 공지영 등 다른 문학인 420여명과 함께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공식 지지하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실행위원장은 “신임 이사장은 산악인이라고는 하지만 정책집행 경험이 없는 전문가라 아쉬움이 남는다”며 “다만 산악인으로서 사람들이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산을 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좋은 의견을 내놓으리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